삼성서울병원, 바이오 인공간 치료 국내 첫 성공

산업 / 김형규 / 2014-11-14 13:01:12
4등급 간성뇌증환자에 바이오 인공간 치료 시행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최초로 간기능 보조 시스템인 바이오 인공간을 이용한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권준혁·김종만 교수팀은 지난 10월 13일 B형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으로 4등급 간성뇌증(혼수상태)에 빠진 54세 남성 환자에게 바이오 인공간 치료를 시행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인공간은 돼지의 간세포를 이용하여 환자의 혈액에 축적된 독성 물질들을 제거하고,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응고인자 등을 공급함으로써 환자의 간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 환자 역시 11시간에 걸쳐 바이오 인공간 시술을 받은 뒤 상태가 안정화되자 10월 16일 외과 김종만 교수의 집도하에 뇌사자 간이식을 받고 11월 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석구 교수팀의 이번 성공은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의 골든타임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급성 간부전이란 간질환의 병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서 심한 간 기능 손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체내에서 생성된 암모니아가 간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뇌로 운반돼 환자를 혼수상태에 빠트리는 간성뇌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간성뇌증이 동반된 급성 간부전은 생존율이 10~2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며, 유일한 해결책은 간이식이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빠른 시일 내에 응급 간이식을 받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 난관으로 꼽혀왔다. 또 간이식을 받더라도 수술 전 대기기간이 길면 길수록 망가진 간이 해독하지 못해 쌓인 독성물질이 뇌손상을 일으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였다. 하지만 이번에 바이오 인공간 시술이 성공함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됐다.


바이오 인공간 시술이 급성 간부전 환자의 간이식 대기기간 동안 뇌병증을 완화시키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적인 가교적 치료(bridging therapy)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이번에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바이오 인공간을 시술받은 환자 역시 뇌병증의 중증도가 개선되었으며, 암모니아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앞으로 연구결과에 따라 궁극적으로 급성 간부전 환자의 간기능이 스스로 회복될 때까지 바이오 인공간이 간 기능 전부를 대신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석구 교수는 “급성 간부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며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서 기약 없이 간이식을 기다리는 급성 간부전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성공을 계기로 현재 라이프리버社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바이오 인공간 임상시험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바이오 인공간 시험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 환자로, 급성 간부전에 의한 2등급 이상의 간성뇌증이 동반되는 경우 참여 가능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