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0원' 물가상승률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산업 / 정수현 / 2012-07-04 17:01:38
양대노총, "임금위는 정부의 식물위원회"
2013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486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가 현행 4580원을 280원(6.1%) 인상해 결정한 금액이다. 그러나 이 날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양대노총)근로자위원 8명이 29일 저녁부터 전원회의가 열리는 복도에서 ‘최저임금 위원의 편파적 구성, 전원 사퇴 촉구’농성을 전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양대노총을 배제한 채 이뤄져 논란이 일고 있다. 양대노총은 이 날 즉각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4860원 결정은 최저임금 현실화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고 규정하고 “최저임금 위원 전원 사퇴 촉구와 최저임금법 연내 전면 개정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 개선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임금위 편파 독단운영 파행...양대노총 배제하고 결정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박준성)는 2013년도 적용 최저임금안 시간급 4860원을 지난 달 30일 의결했다. 이번 최저임금안은 2012년도 시간급 4580원에 비해 280원(6.1%)인상된 것으로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기준 101만5470원이다.


임금위는 이번 의견된 최저임금안의 인상수준은 ‘09년 적용 최저임금액 6.1% 인상수준과 같고 그 이후 인상수준에 비해 가장 높은 수치인데, 이는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임금위는 11차례의 심의과정에서 파행이 거듭되자 6월 29일에서 30일까지 열린 제 12차 전원회의에서 시급 4860원의 공익위원 최종안을 표결에 부쳐 2013년 적용 최저임금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6월 30일 임금위의 편파적 구성 문제로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양대노총을 배제하고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결정된 최저임금 4860원은 최저임금법 제4조에 따른 최저임금 결정기준이 반영되지 않았고 최저임금 현실화에도 부족한 금액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양대노총은 ‘최저임금 위원 전원 사퇴 촉구’와 ‘최저임금법 연내 전면 개정’을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


양대노총, 최저임금법 개정위한 입법 투쟁 돌입


올해 최저임금 협상은 위원회 구성의 편파성과 운영의 독단성으로 인해 초반부터 파행을 겪어 왔다. 양대노총 8명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위원회의 비민주성을 규탄하며 정부의 사과와 입장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정부는 노골적으로 임금위에 개입해 식물위원회로 전락시켰다.


양대노총은 이번 최저임금 협상 과정을 보며, “더 이상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을 확인했다. 임금위의 민주적 구성과 운영은 최저임금 현실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초석이자 조건임이 증명됐기 때문에 최저임금제도의 근본적인 문제 개선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제9대 임금위는 더 이상 임금결정기구로서의 능력을 상실했다. 노동계는 배제되고 사용자는 인면수심, 공익은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게다가 근로자위원으로 한자리 차지한 국민노총은 MB노총임을 드러냈다. 임금위 구성과 운영의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제9대 임금위 위원 전원이 사퇴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이에 양대노총 8명의 근로자위원은 먼저 사퇴하고자 한다. 허울뿐인 근로자위원을 사퇴하고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양대노총은 “노동계의 요구가 반영된 최저임금법 개정을 위한 입법 투쟁을 강력하게 추진함과 동시에 저임금 노동자들을 외면한 채 거짓 복지공약으로 국민들을 속이는 새누리당에 대한 규탄과 심판투쟁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생계 곤란해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올해 4580원. 이 금액은 OECD 가입국 기준으로 꼴찌에서 두 번째이고 전체 근로자 정액급여의 33% 정도다. 노동소득분배율로 계산해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GDP에서 전체 노동자들이 얼마나 소득을 가져가느냐 하는 부분으로 OECD 평균은 70% 정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체 소득에서 노동자들이 가져가는 소득이 59.2%로 IMF 이후 계속해서 축소됐다.


민주통합당 추미애 최고위원도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프랑스의 절반도 안되고 일본의 30%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임금을 노예수준으로 주면서 복지를 운운할 수 없고 이명박 정부의 복지는 허구며 새누리당의 현란한 말도 허구”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최저 임금의 가장 큰 문제점은 크게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현실에 못 미치는 최저임금’으로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생계가 가능하지 않는 수준이다. 둘째, ‘그나마 최저임금으로 정해놨지만 예외조항이 많다’는 것. 감시단속 노동자들이나 수습노동자라, 정신지체노동자의 경우는 그나마도 최저임금에서도 줄여 급여를 받는다.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생계가 가능한 임금을 최저 5600원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근로자들 정액 급여의 50%정도가 5600원이기 때문이다. 정부위원장은 “현재 점심때 칼국수 한 그릇 값이 평균적으로 5378원이다. 서울 시내 냉면 한 그릇 값은 7591원이다. 한 시간 일하면 냉면은 못 먹더라도 최소한 칼국수 한 그릇은 먹을 수 있도록 해야 되는 것이 우리 주장이다. 경영계에서 이야기하는 4700원 정도의 금액으로는 사실상 생계가 불가능한 금액이고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서 재벌 대기업과 자본가들은 엄청나게 이익이 불고 있지 않나, 특히 고환율 정책 등으로 해서 벌고 있는 이익과 관련해 정말 최소한의 양심으로 5600원은 받아들여야 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서 “현재 임금 수준으로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획기적인 개선이 일어나야 된다”고 요구했다.


양대노총 합의가 없어도 최저임금안이 의결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 우리들은 규탄집회라든지 또 계속 이어지는 회의에서 항의농성을 하면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이의신청도 하고 법제도 개선을 야당들과 제출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4.9% 평균정도 올랐는데 과거 정부 10% 그 절반에도 못 미치고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고 있어 최저임금노동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전면적으로 투쟁을 준비할 수밖에 없고 민주노총이 8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저임금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계를 요구하는 투쟁이다”고 결심했다.


양대노총을 대표해 정부위원장은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지금 시작된 농성과 집회, 항의,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요구를 전달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최소한의 임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 한 시간 열심히 일하면 점심 한 끼, 그 다음 한 달 일하면 삼겹살 한두 번 먹게 해달라는 우리의 소박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각종 집회, 투쟁, 제도개선 등 할 수 있는 것은 전체적으로 다 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대노총은 노동계의 요구가 반영된 최저임금법 개정을 위한 입법 투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새누리당에 대한 규탄과 심판투쟁에 총력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저임금위가 의견한 최저임금안을 고용부 장관에게 제출하면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