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항전' 임영록에 금융당국 철퇴

산업 / 박진호 / 2014-09-14 12:30:57
검찰 수사, 감독관 파견 … 이사회, 회장 해임안 논의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억울하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하며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무고함을 증명하겠다고 천명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시작됐다. 검찰은 임 회장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감독관을 파견해 KB금융에 집중 감사를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15일, 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법적절차와 행정소송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해 왔으며 징계 결정 후에도 사퇴불가를 재확인하고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도 말했던 임 회장에게 오히려 당국이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결국 KB금융지주이사회는 오는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임 회장의 해임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당국의 이례적인 중징계는 사실상 자진사퇴를 요구한 의중을 파악하고도 버티기에 들어간 임 회장에 대한 실력행사이자 전방위 압박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중징계와 경징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임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직접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경징계 결의를 번복한 것에 대한 설명에 나섰지만, 이 행장이 즉시 사임한 것과 달리 임 회장은 사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KB금융 내부의 문제가 금융당국과의 본격적인 마찰로 비화되기에 이르렀다.
임 회장은 금감원이 설명한 징계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금융당국이 징계를 강행한다 해도 법적 소송 등을 통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며 회장직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임 회장의 전면전 선언은 최종 징계가 결정되던 지난 12일, 금융위의 전체회의 날에도 계속됐다. 임 회장은 전체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고, 회의를 통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강력하게 소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입장은 더욱 강경했다. 금융위는 오히려 금감원이 건의한 문책경고의 수위를 높여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직무정지는 사실상 범법행위가 적발됐음을 금융위가 인정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임 회장은 금융위의 초강경 대응에 당황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진실규명과 사퇴불가의 입장을 또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직무정지 결정과 함께 검찰은 임 회장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고, 금감원은 감독관을 투입해 KB금융지주에 대한 집중 감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임 회장이 직무정지 결정 직후부터 업무 보고는 물론 KB금융지주의 법무팀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반면, 금융당국은 임 회장의 집무실을 집중 감사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15일에는 임 회장을 업무방해죄 등의 명목으로 검찰에 고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수단을 동원해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겠다던 임 회장은 오히려 당국의 법적 조치에 피고의 자격이 될 입장에 놓였다.
KB금융지주이사회는 결국 오는 17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임 회장의 해임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임 회장의 자진 사임이 아닌 이사회를 통한 불명예 퇴진 가능성이 제지괴고 있는 것이다. 임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9명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임 회장은 회장직에서 해임된다.
이미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이경재 KB금융이사회 의장을 만나 당국의 조치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고, 일부에서는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 분야를 담당했던 인사 중 한 명이 차기 KB 회장을 맡지 않겠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임 회장의 회장직 유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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