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와 도매업계, 갈등 악화?

산업 / 도영택 / 2012-06-29 15:37:54
차액보상 문제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4ㆍ1 약가인하에 따른 차액보상이 마무리 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도매업계와 약사회가 또 다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액보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책임자인 제약사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26일 오후 2시 차액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도매업체 21곳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초 예상보다 적은 15여 곳의 도매업체가 참석한 이 간담회에서 약사회는 30일까지 모든 약국에 대한 차액보상을 완료할 것을 종용했다. 회의가 끝난 후 약사회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도매업계가 6월말까지 정산을 완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매업계는 “결정된 사항이 없으며,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 약사회 “결제보류 등 강경대응 나설 것”
대한약사회는 4ㆍ1 약가인하에 따른 차액정산에 대한 논의가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30일까지 약국 차액정산을 완료할 것을 도매업체에 통보했다. 차액정산 결과를 회신하지 않는 도매업체와 차액정산을 기피하는 제약사에 대해서는 7월 중 해당 업체명단 공개ㆍ결제 보류ㆍ거래처 변경ㆍ보건복지부 명단 제출 등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7ㆍ1 약가인하 역시 실재고(낱알 포함) 기준으로 차액정산을 해야 한다는 약사회의 기존 입장을 도매업체들에게 전달했다.


약사회 측은 “6월 말일까지 정산을 요청하는 것은 7월 1일 또 한 차례의 약가인하가 예정돼있어, 차액정산에 대한 논의가 7월까지 연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울경도협과 부산시약사회의 경우처럼 자체 기준을 통해 차액보상을 진행할 것을 예상해 일정 부분 자율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제약사들이 차액보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탓에 약국 보상이 늦어지고 있다는 일부 도매업체의 항변에 대해서는 “약사회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약사회 관계자는 “30일까지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도매업체에 대해서는 명단을 공개하고 결제 보류, 거래처 변경 유도 등 실질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면서 “제약사의 움직임이 미미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간담회에서 대부분의 도매업체들이 30일까지 정산작업을 마치겠다는데 동의했다“며 ”도매업계도 이번만큼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매업체 “1시간 동안 얻어터진 기분”
약사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도매업체들이 30일까지 차액보상 완료할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도매업체들은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차액정산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 제약사의 책임의식이 결여됐고, 실제로 대형제약사가 차액정산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상당한 금액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약사회가 사실상 제약사 압박에 대해 손을 놓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제약사와 약국 사이에 있는 도매업계는 사면초가에 놓였다는 하소연까지 나오고 있다. 도매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며 “지금 개별 제약사에 대한 미수금이 몇천만원에 이르고 몇 개 제약사만 합해도 수억원에 이른다. 도매업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현실에서 약사회가 ‘제약사와의 문제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간담회 내내 얻어맞고 나온 느낌”이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다른 도매업체 관계자도 “차액보상 기준을 제약ㆍ도매ㆍ약사회 3자간 합의를 통해 이끌어야만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제약사들이 4ㆍ1 약가인하 차액보상 방식에 동의한 적 없다며 등을 돌리는 일이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이 간담회지 약사회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의 입장만 다시 확인했을 뿐”이라며 “우리도 정산을 해주고 싶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아직 정산을 완료하지 못한 대다수의 도매업체들은 6월 말까지 완료해달라는 대약의 요구를 이행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대약이 실제로 결제 보류 등의 조치에 들어가게 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약가인하 시행 당시부터 약국과 도매, 제약사가 팽팽하게 대립해왔던 만큼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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