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카파라치 제도 반발…파업예고

산업 / 전성운 / 2012-06-26 15:57:12
"정부 정책, 물류현실 괴리 커…미래 안보여"


화물연대가 25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화물자동차 유상운송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제(일명 카파라치)에 반발한 택배업계도 대규모 파업을 준비하고 있어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전국 택배 종사자들은 지난 25일 주요 신문에 광고를 통해 7월 시행 예정인 정부의 '카파라치' 제도에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택배기사들은 매일 아침 배달물품을 싣고 차에서 식사를 해가며 하루 12시간 이상 수없이 계단을 뛰어다니며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될 경우 열심히 일한 대가로 징역 2년, 벌금 2000만원의 처분을 받게 됐다"며 "일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영업용 번호판을 구입해 합법적으로 하라고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1200만원 이상을 줘야만 한다"며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된다면 택배기사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택배기사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심부름꾼이 되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덧붙였다.


카파라치 제도란 자가용 택배 차량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지난해 법률로 공포된 이후 경기도의 경우 도의회에서 조례안을 통과시켜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서울시도 내달 시행을 목표로 조례안을 마련, 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가 2004년 이후 화물자동차 신규 증차를 제한하면서 암묵적으로 자가용 택배차량이 용인돼 현재 택배차량 2대 중 1대는 자가용 번호판으로 운행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택배 회원사 12개사의 택배 차량은 총 3만61대(우체국 택배 제외)로 이 중 49%인 1만4719대가 자가용 택배차량이다.


이처럼 자가용 택배차량이 늘어난 것은 온라인 몰과 홈쇼핑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택배산업이 급성장했음에도 정부가 신규 증차를 허용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택배물량은 2004년 4억 박스에서 지난해 13억 박스로 7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했지만, 정부는 2004년부터 영세 화물 차주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화물차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꾸고 신규 등록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택배업체들은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자가용 택배차량을 이용했고, 정부도 사실상 묵인해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용 택배차량들이 자동적으로 영업을 중단해 차주들과 홈쇼핑 등 관련업계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며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되면 종사자들은 생계를 포기하고 자동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업계 관계자는 "생계형 택배기사들은 하루 꼬박 일해도 200만원 정도 버는 상황"이라며 "1000만원 내외의 돈을 구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영업용 번호판은 구하기도 힘들어 미래가 안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즉, 이들은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될 경우 자의반 타의반으로 택배업계도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2012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공급기준 고시를 통해 부족한 택배차량에 대한 신규 공급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위임받은 지자체가 벌금을 물리겠다고 하니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하도록 법으로 위임해놓고 지자체가 법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조례를 만들어 신고포상금제를 실시한다고 하니 정부도 곤혹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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