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00억 뜯어가고도 “돈 더 내놔”

산업 / 유상석 / 2012-06-22 15:27:18
부산~김해경전철 ‘성과급 잔치’ 논란

부산과 김해 양 도시 시민들의 ‘교통 혁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김해경전철. 그러나 이 경전철은 예상보다 훨씬 낮은 이용률, 잦은 고장, 부실 공사 등의 이유로 내년 2월부터 20년 동안 매년 1100억원(부산 400억ㆍ김해 700억)의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할 처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혁명적인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이 판국에 경전철 운영사인 부산~김해경전철운영㈜(이하 BGM) 임원들은 300%가 넘는 성과급을 받아가는 등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BGL은 김해시 등에 ‘자금조달 협조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경전철 운행을 중단하겠다’는 협박성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 부산~김해 경전철의 심각한 적자 탓에 내년 2월부터 20년 동안 매년 11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된다. 그럼에도 경전철 운영사인 부산~김해경전철운영(주) 임직원은 180~322%의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 승객 이용률 17%… 임원 성과급은 322%
김해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개통한 부산~김해경전철이 당초 승객 수요 예상치의 17%에 머물러 부산과 김해가 내년 2월부터 20년 동안 총 1100억원 이상의 MRG(최소운영수익보장)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BGM 임원들은 300%가 넘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급 규모는 임원은 322%, 직원은 180%다. 직원 113명에게는 성과급이 이미 지급됐으며, 임원들에게는 이달 말까지 지급될 예정이다. 성과급을 받는 임원은 권오철 사장을 비롯해 3명이다. 임원의 기본급이 월 600만원 안팎이어서 성과급은 2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BGM은 당초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려 했다. BGM이 처음 주주총회에 상정한 임원 성과급은 360% 였는데, BGM의 주주인 김해시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322%로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시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경전철의 운영사가 직원은 물론 임원에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BGM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인 서울메트로가 성과급 지급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GM 지분은 서울메트로 외에 부산교통공사가 20%, 김해시가 10%를 갖고 있다.


경전철 수요확대를 위해 개통 이후 매일 경전철을 이용해 출ㆍ퇴근하고 있는 김맹곤 김해시장은 “경전철 운영적자 탓에 김해시가 빚더미에 뒤집어쓰게 생겼는데 운영회사 임원이 300%가 넘는 성과급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의결권이 서울메트로에 있다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GM의 ‘성과급 잔치’ 소식을 들은 시민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봉철(50ㆍ김해시 삼방동)씨는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는 BGM 임직원들이 성과급 타령을 한다는 것은, 그들이 최소한의 합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BGM 관계자는 “서울메트로와 자회사격인 BGM간에 경영성과 계약이 체결돼 있고, 임원의 경영성과 지급률은 주주총회에서 정한다”면서 :대주주인 서울메트로가 공기업 평가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운영사인 BGM은 부산김해경전철주식회사로부터 위탁을 받아 경전철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 ‘돈 더 안주면 운행 중단’ 지자체에 협박도
이런 가운데 부산~김해경전철㈜(이하 BGL)은 자신이 추진하는 자금 재조달 과정에 김해시 등이 이견을 보이자 국토해양부와 부산ㆍ김해시에 ‘경전철 운영중단’을 경고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BGL은 ‘금융계약 체결 알림 및 변경실시협약 체결 등 자금조달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최근 국토해양부와 부산ㆍ김해시에 보냈다.


BGL은 이 공문에서 부산시와 김해시가 20일까지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운영비용(대출원리금 상환 포함) 부족과 대주단의 자금회수 조치 유예가 힘들어 경전철 운영의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BGL의 자금조달 요구를 들어줄 경우 MRG 인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의해 주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적자운영으로 인한 고통을 시민들이 고스란히 안고 가야하는 상황에서 경전철 관리를 맡고 있는 BGL도 대책 마련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운영 중단을 운운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 멈추고, 비새고… 돈 먹는 ‘애물단지’
실제 승객이 예상 수요의 17% 수준에 불과한 부산~김해경전철은 고장으로 멈춰서는 경우가 지나치게 잦은 탓에 시민들에게 짜증 유발하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지난 2월 13일과 지난 9일 운행이 잠시 중단됐으며 지난 4월 26일과 5월 28일에도 멈춰섰다. BGL 측은 통신안테나의 문제라고만 밝힐 뿐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개통 전부터 논란이 됐던 부산~김해경전철 역사의 누수 문제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역사 누수현상은 지난해 여름 개통까지 연기시키며 대대적인 점검을 거쳤는데도 개선되지 않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김해시의회 경전철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형수 의원은 비가 내린 지난 4월 25일 김해시청역과 불암역 등 경전철 역사 4곳에서 일부 천장에 비가 새고, 창문이 없는 공간으로 빗물이 들어와 고객대기실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시 30㎜의 비가 내렸는데 창문이 없는 공간으로 비가 들이쳐 승객들이 대기의자에 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바닥 대리석에 빗물이 고이면 승객 미끄러짐 등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전기실 등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최악의 경우 감전사고마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해시가 같은 날 김해지역 12개 역사에 대한 누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모두 28곳에서 누수와 빗물고임 현상이 발견됐다. 누수 현상이 발견된 곳은 선로가 15곳으로 가장 많고, 승강장 계단 8곳, 승강장 5곳이었다.


역사별로는 연지공원역이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가야대역 6곳, 불암역 4곳, 김해시청역 3곳, 박물관역 2곳, 지내ㆍ봉황ㆍ수로왕릉역에서 각각 1곳씩 발견됐다.


김맹곤 김해시장도 경전철 누수와 관련해 “노천으로 설치된 경전철 진입 육교 등에 배수가 되지 않아 신발이 젖을 정도로 빗물이 고여 있다”며 “특히 박물관역은 계단 천장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승강장과 대합실 외에 전기ㆍ변전실, 발매실과 방재실, 통신ㆍ기계실 등 주요 시설에까지 누수가 발생하면서 부실시공 논란까지 제기됐다. 이 때문에, 그동안의 보수 공사도 땜질 처방에 그쳤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역사 미관과 자연환기, 채광을 고려해 개방형으로 설계됐지만, 빗물 유입 등은 고려가 되지 않아, 설계부터 잘못된 점을 일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장마철이 오기 전까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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