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설기현 FA컵서 73분간 대결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7-02-20 00:00:00
맨유-레딩 1-1 무승부...28일 재격돌

- 박지성, 평점 8점"호날두 보다 나았다"평가

'신형 엔진'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스나이퍼' 설기현(28, 레딩)의 두 번째 맞대결은 승자 없이 끝났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린 06~07 FA컵 5라운드(16강) 맨유-레딩전에 동반 선발 출격, 73분간 그라운드서 우정의 한판 승부를 펼쳤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각각 소속팀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장해,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만에 맞대결을 펼쳤다. 설기현이 프리미어리거가 된 올 시즌 들어서는 첫 맞대결이다.

경기 초반은 박지성의 활약이 눈부셨다. 공수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활동 반경을 자랑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상대의 볼을 여러차례 빼앗는 등 특유의 성실함이 돋보였다.

또한 빈 공간을 활용한 침투로 레딩 수비진을 곤혹스럽게 했다. 웨스 브라운과 루이 사하로부터 스루 패스를 받아, 잇따라 좋은 슈팅 찬스를 잡아내는 등 위협적이었다.

반면 설기현은 전체적으로 몸놀림이 무거웠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출전 엔트리에서 제외돼 실전 감각을 잃은 탓인지, 최악의 플레이였다. 설기현은 가브리엘 에인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완벽하게 봉쇄된데다 간간이 띄운 크로스도 상당히 부정확했다.

더구나 레딩의 역습 전개 상황에서 설기현의 느린 스피드로 인해 템포가 줄어들며 공격의 효율성마저 떨어졌다.

맨유는 박지성의 활약을 앞세워 경기 주도권을 쥐고 레딩을 몰아붙였다. 르로이 리타, 글렌 리트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뺀 레딩은 4-5-1 포메이션의 '선 수비 후 공격' 작전으로 맞섰다.

사하와 호날두, 대런 플레처가 수차례 슈팅을 날리며 레딩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레딩의 밀집 수비에 막힌데다 슈팅이 정면으로 향하며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0의 행진'이 깨진 것은 전반 종료 직전이었다. 마이클 캐릭이 아크 서클 정면 외곽에서 호날두가 살짝 내준 볼을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날렸다. 볼은 낮은 궤적으로 날아가며 골망을 크게 흔들었다.

기선을 제압한 맨유는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8분 박지성의 기가 막힌 스루패스로 호날두가 골키퍼와 1대1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비켜 나갔다. 이어 3분 후 호날두가 다시 노마크 찬스에서 날린 회심의 중거리 슈팅도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연달아 놓친 맨유는 곧바로 뼈아픈 실점을 내줬다. 후반 22분 존 오스터의 코너킥을 브린냐르 군나르손이 머리로 받아 넣은 것. 이 동점골을 기점으로 설기현과 박지성의 명암이 바뀌었다.

갈 길이 바빠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한꺼번에 3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박지성도 폴 스콜스와 교체 아웃됐다. 하지만 설기현은 한층 자신감을 갖고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역습 전개 과정에서 빠른 측면 공격으로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후반 36분 골키퍼 토마스 쿠슈차크의 방어를 지나치는 예리한 크로스를 띄웠으나 니키 쇼레이의 슈팅을 웨스 브라운이 골문 앞에서 걷어내, 역전골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체력이 바닥난 설기현도 후반 44분 글렌 리틀과 교체 아웃됐다. 이후 맨유와 레딩은 결승골을 넣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펼쳤으나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하고 재경기를 갖게 됐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우승 등 '트레블'에 도전하는 맨유에게는 최악의 결과인 반면 FA컵보다 프리미어리그에 주력하려 했던 레딩에게는 사기가 충만되는 좋은 결과물이 됐다.

한편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경기 후 선발출전해 후반 28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박지성에게 팀내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맨유 선수 중 8점을 받은 이는 박지성과 호날두 등 2명뿐이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박지성에 대해 "전반 플레이는 호날두보다 나았다"고 호평한 뒤 "다만 슈팅 등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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