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Sydney, Australia) … 과거와 현재, 200년의 역사가 자연과 이룬 조화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8-29 13:40:13
여유로 채색한 ‘코스모폴리탄’의 새로운 기준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도는 캔버라(Canberra)다. 수도주(Capital Territory)의 몰롱글로강 연안에 이를 막아 조성한 인공 호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계획도시다.


호주는 1901년 1월 1일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으로 발족한 후 7년만인 1908년, 캔버라를 수도로 선정했고, 전 세계를 상대로 도시공모를 진행하여 1913년부터 착공에 들어가, 1927년부터 수도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호주의 수도를 시드니(Sydney)로 잘못 알고 있다. 물론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시드니는 분명 호주 제 1의 도시다.


역사‧인구‧산업, 시드니가 곧 호주다
시드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주의 주도일 뿐 수도는 아니다. 캔버라가 호주의 수도 역할을 하기 전에도 호주의 수도 역할을 한 것은 멜버른(Melbourne)이었다. 그러나 시드니는 광활한 대지에 고작 인구 2천만이 남짓한 호주에서 450만 명 이상이 모여 있는 이 나라 최대의 도시다.


또한, 1770년,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호주 대륙에 발을 처음 디딘 것도 시드니 남쪽의 보터니 만이었다. 이미 15세기 초부터 이어진 대항해시대의 치열한 대결로 신대륙의 발견은 유럽 국가들에 의해 꾸준하게 이어졌지만 가장 거대한 대양 한 가운데이자 망망대해였던 남반구에 자리 잡고 있던 호주대륙은 유럽인들에게 멀기만 했다.


사실, 먼저 호주 대륙을 발견한 것은 네덜란드인들이었다. 네덜란드 항해사인 빌렘 얀스존 블라우(Willem Janszoon Blaeu)가 1606년 3월, 호주 퀸즐랜드 케이프 요크 반도의 서쪽 해안 지도를 만들었고, 주로 호주대륙의 서쪽과 북쪽이 유럽인들에게 알려졌다. 이들은 이 곳을 뉴홀랜드(New Holland)로 명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1688년 윌리엄 댐피어(William Dampier)가 호주 북서 해안을 항해하며 영국인들의 탐험이 이어지기 시작했고, 약 100년 후, 제임스 쿡에 의해 호주 대륙은 본격적으로 세계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남극 발견을 위해 항해에 나섰던 제임스 쿡은 뉴질랜드를 발견한 후 북상하던 중 1770년, 4월 29일, 호주 시드니, 보타니 만에 상륙했다. 이후 호주 동쪽 해안을 따라 상륙하며 자신이 발견한 곳을 뉴사우스웨일스라고 명명했으며, 요크곶 부근의 한 섬에 영국 국기를 게양하고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동부의 영유를 선언했다. 시드니는 호주가 영국 연방 하에 놓이게 된 첫 걸음이 시작된 도시다.
시드니는 큰 변화가 없는 도시다 연 평균 기온이 일정하고 평균 강수량도 일정한 온화한 도시다. 처음 쿡 선장이 발을 딛었던 보터니 만보다 북쪽인 포트 잭슨에 형성된 시드니 항을 중심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시드니는 해상과 육상 교통의 요지이자 상업과 공업의 요충지로 호주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시드니 항은 여전히 호주 무역액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나폴리 항과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항과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고 있다.
모든 면에서 호주의 ‘중심’
상업과 공업의 중심으로 호주 인구의 절대다수가 모여 있는 만큼 도심에는 고급 상점가가 모여 있으며 가장 세련된 모습의 현대 도시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시드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나라’라고 할 정도로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호주에서 산업의 발전이 가장 비약적으로 이루어진 도시인만큼, 어쩌면 호주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 감각에 가장 가까운 도시라고 볼 수 있는 곳이라 말할 수 있는 곳이 시드니 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존 캐드만 코티지를 비롯해서 백인 정착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더 록스 등의 거리를 보면 시드니 역시 200년의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도시다.
본질적으로 여가와 개인의 생활을 보장하는 호주의 여유는 시드니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 국립공원과 자연보호지, 대형 공원과 정원 등은 대도시의 복잡함 속에서도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호주의 노력과 함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역사 도시’가 아닌 시드니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또한 시드니가 호주 문화와 교육의 중심지로도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호주를 대표하는 각종 대학은 물론,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국립미술관과 도서관, 각종 경기장 등을 갖추고 있는 것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점으로 평가 받는다.
달링하버, 하버 브리지, 오페라 하우스
우리나라에 서울 시민의 쉼터로 각광을 받는 곳으로 한강 시민공원이 있다면, 시드니에는 달링 하버(Daring Harbour)가 있다. 달링하버는 지난 1984년, 뉴사우스웨일스주의 200주년 기념사업으로 재개발되어 시드니의 센트럴 비즈니스 지구 안에 구성되었다.
국립해양박물관과 시드니수족관, 컨벤션센터, 페스티벌 마켓 플레이스 등 쇼핑센터가 위치하고 있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랜드마크가 들어서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달링하버를 따라 비즈니스 타운의 빼곡한 빌딩들에 의한 야경이 더 아름답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특별한 볼거리가 없어도 그 안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아늑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한가함을 선물하는 매력적인 공간이 달링 하버다.
달링 하버를 따라 길의 끝에 이르면 시드니를 대표하는 하버 브리지(Harbour Bridge)와 오페라 하우스(The Sydney Opera House)를 볼 수 있다. 1932년 개통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로 주목을 받았던 하버 브리지는 철도와 차도, 인도까지 놓여 인고, 박물관과 전망대도 갖추고 있다. 또한 안전줄 하나만으로 해발 141m의 다리 교각을 오르는 ‘브리지 클라임’도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버 브리지와 함께, 시드니는 물론 호주를 대표하는 건축물로도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는 2007년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극장과 녹음실, 음악당, 전시장을 갖추고 있는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오스트레일리아국립오페라단, 무용단, 그리고 연극단 등의 본거지이자 안방이다.
푸른빛의 전설에 취하다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은 까닭에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관광 코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것이 시드니다. 시드니 서쪽 60km지역에는 블루마운틴 산악지대(Greater Blue Mountains Area)가 펼쳐져 있다. 블루 마운틴은 산이 멀리서 봤을 때 진한 푸른빛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지 가이드들은 호주에서만 자라는 91종의 유칼리나무에서 증발된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푸른빛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곳은 유칼리나무 외에도 올레미아소나무 등 희귀한 생태 자원들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는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카툼바(Katoomba) 지역의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서는 세 개의 사암 바위가 비슷한 형태로 솟아 오른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를 ‘세자매봉’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는 최대 52도의 경사면의 협곡을 달리는 궤도열차를 탈 수도 있다. 이 열차는 1800년대 후반, 석탄과 광부들을 나르기 위해 설치되었던 것이다.
블루마운틴 산악지대는 지난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또한, 시드니에 위치한 동물원에서는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들을 마음껏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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