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울고, 동아제약 웃었다’

산업 / 도영택 / 2012-06-08 15:25:35
같은 리베이트 다른 판결 분석

리베이트에 관한 법원의 서로 다른 두 판결로 동아제약은 웃고, 종근당은 울게 됐다. 법원이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 취소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반면 종근당이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서는 종근당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리베이트와 연동해 약값을 인하한 것이 부당하다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약제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화)는 “원고의 의약품 11개에 대한 약가 인하 부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도의 공익적 목적을 고려하더라도 리베이트 금액과 연간손실 금액을 고려하지 않은 이번 조치는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으로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동아제약 사옥

◇ 동아제약 승소, 종근당 패소… 같은 리베이트 다른 판결?
법원이 이처럼 동아제약의 손을 들어준 것은 그동안의 전례를 보았을 때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에 동아제약이 승소한 것은 리베이트 액수가 34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리베이트 금액이 340만원에 불과한 것과 달리 약가인하로 동아제약이 입게 되는 손실은 349여억원에 달한다. 이는 너무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리베이트 연동제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정당화할만한 최소한의 표본성과 일반성을 갖춘 조사가 필요하다”며 “복지부는 동아제약이 철원군 보건소 외 다른 요양기관에 리베이트를 지급했는지 조사할 수 있었음에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일반적인 리베이트 지급관행과 달리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보건소 의사가 8개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리베이트를 독촉하는 등 이례적인 사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제약은 지난 2008년 8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철원군 보건소 의사에게 리베이트 1800여만원을 제공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복지부는 리베이트 연동 약가인하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09년 8월1일 이후 제공한 리베이트 340만원을 문제 삼아 철원군보건소에서 처방된 동아제약 11개 품목에 대해 상한가액 20% 인하조치를 내렸다. 동아제약은 340만원 리베이트로 천연물신약인 ‘스티렌’을 비롯한 11개 품목이 20%에 가까운 인하가 될 처지에 놓여있었고, 이에 반발해 소를 제기한 바 있다.


동아제약이 승소 판결은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종근당은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종근당의 경우 요양기관 500여 곳에 4억155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연간 58억원의 약가인하 조치를 받았다.


복지부의 약가인하 처분에 대해 종근당은 “보험약가인하처분 고시를 통해 일방적으로 약제의 상한금액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약가결정에 대한 제약사와 요양급여기관 사이의 계약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오석준)는 종근당이 제기한 보험약가 인하처분 취소소송 판결에서 “국민건강보험법은 복지부에 광범위한 입법 형성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복지부에 약값 상한가를 조정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것은 약값에 이미 어느 정도 거품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에 이를 방치하면 리베이트 비용이 약값에 포함돼 국민 부담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 종근당 사옥

◇ 동아제약과 종근당, 서로 다른 판결 이유는?
동아제약과 종근당의 판결이 서로 다르게 판결된 것은 리베이트 범위, 그리고 금액과 연관성이 있다. 동아제약의 경우 철원군 보건소에 한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과 달리 종근당은 철원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확인된 종근당과 동아제약 등 6개 제약사에 대해 리베이트 연동 약가인하 규정을 적용, 일부 품목의 가격 상한선을 0.65%에서 20%까지 낮추기로 결정한바 있다.


◇ 약사회 “약국이 입은 피해 보상하라!”
대한약사회(회장 김구)는 종근당의 약가인하 집행정지 해지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갑작스런 시행으로 발생된 약국의 피해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와 연동된 약가인하 취소소송에서 종근당이 패소함에 따라 지난해 집행 정지된 16개 품목 중 8개에 대한 약가인하를 지난 26일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시행 하루 전인 지난 25일 오후 8시 경 이를 통보해 약국의 안내 부재와 청구프로그램 업체의 약가업데이트 반영 등 준비가 지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종근당의 약가인하 관련 실제 청구프로그램 반영과 업데이트는 지난 29일에서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일선 약국에서는 시행일 오전 약가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업무 혼란이 있었다”며 “지난 26일 이후 해당 품목을 조제한 약국에서는 금전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급작스런 조치로 발생된 약국의 피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종근당에 통보했다”며 “약가 반영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 만큼 탄력적인 심사적용과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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