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물 개수 줄었지만, 중량은 되레 늘어

산업 / 유상석 / 2012-05-25 17:56:13
‘개수 무제한 20kg’에서 ‘23kg 1개 허용’ 변경

대한항공의 수하물 규정이 31일(발권일 기준)부터 변경된다. 개수제와 무게제로 이원화되었던 규정이 개수제로 통일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하물 허용량 및 초과 수화물 요금도 모두 개수제에 따르게 됐다. 이에 따라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개수는 줄었지만 중량은 늘었으므로, 오히려 이익이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 대한항공이 최근 ‘개수 무제한 20kg’에서 ‘23kg 1개 허용’으로 수하물 관련 규정을 변경했다.

◇ 대한항공 수하물 규정, 어떻게 바뀌나


대한항공은 최근 언론을 통해 자사의 수하물 규정을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미주 노선에는 ‘수하물 개수’를 기준으로 하는 ‘개수제’를, 이 외의 노선에는 ‘수하물 무게’를 기준으로 하는 ‘무게제’를 사용해 왔다.


일반석을 기준으로 기존에는 개수에 상관없이 20kg 의 수하물을 갖고 탈 수 있었으나 앞으로 23kg 이내 1개 수하물만 실을 수 있다. 단 미주노선 일반석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2개까지 무료로 탁송할 수 있다.


◇ 여행업계 “조급한 적용으로, 여행객 혼란 우려”


이와 같은 변경으로 인해 수하물의 무게와 개수에 따라 승객의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가까운 중국, 일본 등에서 찾아와 명동 등 유명 관광지에서 김, 과자, 김치, 화장품 등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한류 관광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수하물 규정 때문에 국내 관광 상품 판매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포장 단위의 선물 구입이 많은 관광객의 경우 물건들을 한 꾸러미로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 개정이 관광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김이나 과자류의 경우, 한 수하물에 보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몇 만원어치를 구입하고 더 많은 돈을 배송비로 써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누가 상품을 구입하겠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같은 변경이 너무 급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8일에 언론을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당장 31일 이후 발권일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한다고 한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 시행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하물 규정을 일원화하는 목적이 ‘각 항공사간 원활한 연결 수송’이라면, 환승이 필요 없고 2시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일본ㆍ중국 노선에는 개정된 수하물 규정에 예외를 두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 대한항공 “개수 줄었지만 중량은 늘어” 반박


반면 대한항공 측은 “오히려 3kg의 여유분이 더 생겼다”며 관광업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한항공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를 기준으로 한국에서 일본, 중국으로 가는 관광객의 평균 수하물 무게는 각각 12.3kg와 13.78kg이고, 평균 수하물 개수는 모두 1.03개”라며 “이 데이터에 따르면 수하물 규정을 무게제에서 개수제로 바꾼다고 해도 일반 관광객들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수제로 바뀐다고 해도 박스 등을 사용해 하나의 꾸러미에 합치면 허용 무게를 초과하지 않는 한 별다른 문제는 없다”며 “수하물의 크기에도 물론 제한이 있기는 있지만, 일반 여행객들이 이 때문에 제지당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수하물 규정을 일원화한 배경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수하물 규정이 무게제에서 개수제로 변경되고 있는 추세”라며 “대부분의 항공사가 얼라이언스(여러 항공사가 협력해 한 회사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를 맺고 있는데, 항공사마다 정책이 다르면 고객이 불편을 느낄 수 있기에, 통일된 정책을 만들기 위해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하물 규정 개정이 너무 조급하게 이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정도 유예기간이면 단체 관광객들의 경우 발권 과정에서 여행사를 통해 충분히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오는 분들에 대해서도 항공권 예약 센터에서 변경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항공 홍보팀 측은 여행업계의 주장에 대해 “관광객들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물건을 사는 것은 전적으로 관광객의 몫으로, 항공사와는 관련없다”며 “어떤 기준과 근거로 ‘관광객들이 물건을 덜 살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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