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가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면 엉뚱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다!

오피니언 / 한창희 / 2012-05-18 17:03:03
한창희의 생각 바꾸기

요즘 저축은행이 퇴출당하고 금융권이 어수선하다.


지난 1월25일 동아일보의 특종기사가 생각난다. 동아일보는 1월 25일자 1면 <유동천 “윤진식 의원에 2000만~3000만원 줬다”>에서 “검찰이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정책실장을 지내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라는 평가를 받아온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이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구속 수감 중)에게서 2000만~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특종을 한 것이다.


이 특종보도로 당시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그런데 관계당국의 후속조치도 없이 그 이후에 흐지부지 되었다.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것이 오보라면 오보라고 정정 보도를 하고 동아일보는 사과를 하여야 한다. 검찰도 조사를 하여 혐의가 없으면 혐의가 없다고 발표를 하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궁금하지 않다. 윤 의원이 불법으로 돈을 받지 않았다면 이보다 억울한 일이 없을 것이다.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았다면 이 또한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공공기관이 야합하여 이 사건을 덮었다면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특종보도를 한 동아일보는 이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취재하여 보도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저축은행들이 퇴출되고 금융권이 요동을 치는데도 아직까지 아무런 후속보도가 없으니 국민들의 의혹만 깊어진다. 공직자들이, 공공기관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엉망이 되고 예금한 국민들만 손해를 보는 것이다.


월간조선 2008년 5월호에 이런 폭로 기사가 있었다. ‘청계천 개발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김일주 前한나라당 성남지구당 위원장은 “MB 잡으려고 날 집어넣었다가 무죄임이 밝혀지니 엉뚱한 건으로 구속을 하였다”고 폭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검찰조사를 받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간다고도 하였다. 본인도 자살을 생각해 보았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가?


물론 공직자가 공무를 집행하다 보면 잘못할 수도 있다. '청계천 개발비리' 혐의로 입건하여 무죄임이 밝혀졌으면 즉각 석방하고 사과를 하였어야 마땅하다. 입건한 건과 상관도 없는 엉뚱한 건을 찾아내 처벌함으로써 입건을 정당화하는 것은 비겁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루소는 “잘못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라고 갈파하고 있다. 공직자도 잘못을 할 수가 있다. 즉각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공직자들이 자기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


특히 경찰이나 검찰이 공권력을 잘못 집행하였을 경우 피해자가 입는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죽어 버리고 만다. 그릇된 공권력 행사로 인생 자체가 엉망이 되는 사람들을 공직자들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진정으로 인권이 보장되고, 억울함이 없는 정의로운 사회는 잘못을 시인할 줄 아는 공직자들의 넉넉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잘못을 솔직히 시인할 줄 아는 믿음직한 공직풍토는 언제쯤 조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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