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다이렉트뱅킹, ‘덤핑’ 논란

산업 / 전성운 / 2012-05-11 15:05:37
시중은행들 “말도 안 되는 금리” 불만토로

KDB산업은행은 최근 ‘덤핑·역마진’ 논란이 일고 있는 무점포 은행 서비스인 ‘KDB다이렉트(Direct)’ 뱅킹에 대해 “역마진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금융감독원이 상품 구조와 실적 등을 점검에 나섰지만 산은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은 KDB다이렉트 뱅킹에 불만이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충성도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에 채권과 비슷한 금리를 주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은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 금리가 낮은 까닭은 시중은행의 지나친 욕심 탓”이라는 생각이다. 산은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연간 수조원의 순이익을 내는 배경에는 1% 안팎 금리를 주고 입출식예금을 유치해 7~8%의 금리로 대출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무점포 영업으로 ‘고금리’ 제공


지난해 9월 출시된 KDB다이렉트는 점포 개설과 운영 비용을 절감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수시입출금식 ‘하이어카운트’는 3.5%, 하이정기예금은 4.3~4.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는 시중은행보다 각각 2.5%포인트, 1.0%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KDB다이렉트는 지난 3일 기준 예수금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7개월만에 이룬 성과로 올해 안에 2조원 이상의 예수금이 유치될 것으로 산은은 예상하고 있다. 산은은 2015년까지 예수금 10조원과 고객 100만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산은은 다이렉트 육성을 위해 전담직원을 100명까지 늘리고, 내년부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이 일반 예금에 고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점포 영업방식 때문이다. 현재 산은은 전국에 65개 점포를 가지고 있으며 부족한 영업망은 우체국, 우리은행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산은은 당초 점포수를 2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점포망 확대 계획을 135개로 축소했다.


산은측은 "점포수를 늘리기 보다는 조직효율화를 극대화해 절감되는 비용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적은 예대마진을 지향하는 것이 산은의 목표"라며 "점포 수는 135개보다 더 축소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 김한철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


◇ 산은 “전체시장 1% 수준일 뿐”


그러나 시중은행 지점에선 “다이렉트 뱅킹에 때문에 못살겠다”며 “역마진 가능성이 있는 덤핑 상품”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김한철 산은 수석부행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덤핑’ 의혹에 적극 반박했다.


그는 “연간 운영비용이 22억원 수준인 강남지역 점포 1곳당 개인예수금이 1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2조원을 유치하기 위해선 440억원이 필요하다”며 “다이렉트를 통해 2조원을 유치한다면 약 440억원의 점포 신설 비용이 절감돼 금리를 더 줄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이렉트 상품의 평균금리는 3.9%수준인 반면 이 자금으로 운용되는 ‘파이오니어(Pioneer) 프로그램’을 통한 대출은 5~6%초반으로 실시돼 적정 마진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다이렉트 뱅킹 확대로 산은의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말 기준 산은의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1.46%로 시중은행(2.4%)보다 90bp(1bp=0.01%)가량 낮은 수준”이라면서 “관리업무 비용을 감안한 실질 NIM은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준이며 총자산이익률(ROA)도 0.96%로 시중은행 평균(0.67%)보다 나은 편”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점포가 필요 없는 다이렉트 상품만을 놓고 보면 관리업무 비용율이 상당히 낮아 산은의 건전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국내은행의 개인 원화 예수금은 445조원인 반면 산은은 5조원에 그쳐 전체 시장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향후 20조원으로 예수금이 늘더라도 4%수준이다. 이런 미미한 점유율로 시장을 교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KDB다이렉트의 역마진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산은 측에서는 NIM이 1.46%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다이렉트만 따져봤을 때 어떤 수준으로 나올지는 알 수 없다”며 “대차대조표만 봐서는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 산은 측과 이야기를 해봐야 역마진 여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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