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주사, 고객정보 이용내역 ‘철통 사수’

산업 / 김수정 / 2014-01-15 16:52:31
고객정보 동의 없이 회사 영업상 이용 문제 우려

[토요경제=김수정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보유한 고객정보를 계열사 등에 무분별하게 제공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제공 내역을 정기적으로 통지하도록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금융지주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정보(금융거래정보 및 개인신용정보)를 계열사에 제공·이용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금융위원회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고객정보를 제공·이용한 후에는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그 내역을 통지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도 권고했다.


금융지주그룹은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및 손자회사로 구성된다. 자회사와 손자회사는 은행·신용카드사·보험사와 같은 금융기관이나 금융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 등이 있다.


문제는 ‘금융지주회사법’ 제48조2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고객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그룹 내 회사에 영업상 이용하게 할 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12개 금융지주그룹이 2011~2012년 1217회에 걸쳐 약 40억 건의 고객정보를 그룹 내 회사에게 제공했다.


이 정보 중 67%인 27억 건은 위험관리, 고객 분석, 영업점평가, 고객등급산정, 우수고객관리 등 그룹 내 경영관리 목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33%인 13억 건은 고객 본인이 직접 가입하지 않은 자회사나 손자회사가 보험텔레마케팅, 신용대출상품판매 등 직접영업(마케팅) 목적으로 이용했다.


현행 제도에서도 금융지주회사는 고객이 요청할 경우 마케팅 목적의 연락을 중지하도록 하고 신용정보 제공사실을 사후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고객이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이상 금융지주사는 이를 통보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상 금융지주사들의 무분별한 고객정보 이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개인정보보호위 역시 현재의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고객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제도개선을 권고한 것이다.


지난 8일 KB, 롯데, NH 카드사가 1억400만건의 소비자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사고가 터졌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KB, 롯데, NH카드사가 1억400만건의 개인정보를 대출모집업체에게 유출시킨 것은 아직도 금융사들이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금융감독당국의 ‘솜방망이 처벌과 안이한 대처가 금융사의 정보유출사고의 재발을 불러 온다”며, “처벌강화와 임직원의 의식제고 및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자발적인 보상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고객정보 유출은 금융사들이 고객의 정보가 최고로 중요한 자산이라는 의식이 없고, 개인정보 통제 및 관리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여 이러한 사고를 반복하고 있다.


더욱이 금감원 및 금융위가 금융사에 대한 고객정보 해킹, 유출, 도용에 대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일어나는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소비자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고객정보유출 사고발생 때마다 경찰이나 감독당국은 축소에만 집중하다 보니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유출에 대한 피해 범위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나 금융사는 소비자 피해보상이나 보호 방안은 언급조차 없는 등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사항을 위반하여 사회적으로 심각한 물의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의 실질적인 보상책임이나 피해자의 보상추진은 전혀 없었다는 것도 보안의식의 부족을 가져오게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정하경)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개인정보 이용내역을 주기적으로 정보주체에게 통지해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며 “금융지주회사 등이 고객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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