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유명환 기자] 정부가 지난해 휘발유, 경유의 원활한 유통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위해 개설한 석유제품현물전자상거래(KRX·한국거래소)에 삼성토탈 참여 이후 국내 휘발유 가격 흐름이 왜곡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한국거래소가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토탈이 KRX에 참여하기 전인 올해 1~3월 휘발유 전자상거래 협의매매 가격과 정유사의 출고가격(장외가격) 차이는 -4~0원에 그쳤지만 삼성토탈이 참여한 후에는 최고 33원에 달했다.
협의매매는 거래 당사자 간 매매조건을 합의한 후 한국거래소에 이를 신고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장외에서 정유사와 대리점 간 거래하는 것과 사실상 동일하다.
석유제품전자상거래 휘발유 협의매매 가격은 올해 3월 1리터에 1766.5원으로 같은 달 국내 정유사들이 주유소 등에 직접 공급한 가격(1765.4원)에 비해 1.1원 높았지만, 삼성토탈이 참여한 4월에는 18.3원으로 오히려 낮아지며 같은 기간 정유사 직접 공급가격과 전체 전자상거래 매매가격과 차이도 -3.4원에서 12.1원으로 벌어졌다.
올해 9월의 경우 정유사 휘발유 출고가격과 전자상거래 협의매매 가격 차이는 1리터에 33.8원에 달했다. 이 기간 삼성토탈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석유공사에 공급한 휘발유는 2341만리터였다.
삼성토탈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한국석유공사에 넘긴 휘발유가 209만리터에 불과했던 올해 8월 정유사 출고가격과 삼성토탈의 전자상거래 협의매매를 통한 가격 차이는 1리터에 17.5원으로 줄었다.
삼성토탈과 석유공사의 거래량에 따라 전자상거래 협의매매 가격과 정유사 장외 출고가격 차이는 들쭉날쭉한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삼성토탈은 지난 2012년 4월 정부의 ‘석유제품시장 경쟁 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 방안’에 따라 한국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를 공급하는 사업자로 선정되었다.
삼성토탈은 올해 3월까지 한국석유공사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휘발유를 공급했지만 4월부터 석유제품전자상거래 협의매매를 통해 석유공사에 넘기며 석유 수입부과금을 환급받고 있다. 7월에는 경유가 추가되었다.
삼성토탈은 지난 6월 한국석유공사가 실시한 알뜰주유소용 휘발유, 경유 구매 공개입찰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내 공급자로 선정됐다.
공급규모는 매달 휘발유, 경유 10만배럴(약 1590만리터)씩으로, 가격은 MOPS 가격(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삼성토탈이 제시한 입찰가를 붙이는 방법으로 결정됨 셈이다.
특히 삼성토탈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휘발유 4185만리터(1L 16원 석유부과금 환급), 7월부터 9월까지 휘발유, 경유 7953만리터(1L 8원 환급)를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한국석유공사에 넘겼다.
김기준 의원은 “삼성토탈이 입찰을 통해 휘발유, 경유 공급가격이 이미 결정되었다면 경쟁원리를 이용해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인 석유제품전자상거래를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지만 삼성토탈은 전자상거래에 주어지는 인센티브 제도를 악용해 수입부과금을 환급받았다”라며 “시장 질서를 외곡 함과 함께 석유제품현물전자상거래 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부가 석유제품전자상거래를 개설한 목적은 주식시장처럼 석유제품에도 여러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참여하는 경쟁원리를 작동시켜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삼성토탈이 한국석유공사와 서로 가격을 정해 ‘짜고 치는’ 전자상거래 협의매매에 참여하며 국내 기름값 흐름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석유제품현물전자상거래를 통한 휘발유, 경유 거래량은 총 23억8805만리터로, 이중 매도자와 매수자가 가격을 정해 거래하는 협의매매 비율은 63.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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