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판매 에너지음료 '중독 주의보'

산업 / 최병춘 / 2013-11-18 10:02:53
하버드야·에너젠 카페인 ‘폭탄’…2캔만 마셔도 ‘중독’

에너지음료를 술과 혼합하여 마시는 소비행태를 조장해 홍보에 이용한 사례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시중에 판매되는 에너지음료에 카페인이 과다하게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2캔만 마셔도 카페인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에너지음료 3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평균 카페인 함량은 청소년 일일섭취제한량 125㎎의 절반을 넘어서는 67.9㎎이었다.


특히, 삼성제약공업(주)의 ‘하버드야(175㎎)’․‘야(175㎎)’와 Monster energy company의 ‘몬스터 에너지(150㎎)’․‘몬스터 카오스(150㎎)’에는 청소년 일일섭취제한량을 초과하는 카페인이 함유됐다.


또한, 삼성제약 '하버드야(1.75㎎/㎖)', 동아제약 ‘에너젠(1.60㎎/㎖)’, 롯데헬스원 ‘정신번쩍 왕올빼미’(1.0㎎/㎖)의 1㎖ 당 카페인 함량은 최근 미국에서 섭취 후 사망 사고와 부작용 논란에 연루된 ‘몬스터 에너지(0.31㎎/㎖)’ 보다 3~5배 이상 높았다.


카페인의 과량 섭취는 불면증․고혈압․두통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칼슘(Ca) 흡수를 방해해 청소년의 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로 진단받은 학생들의 카페인 섭취량이 정상 학생보다 많다고 보고되는 등 과량의 카페인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이상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편, 제품명이나 광고에 에너지 공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케 하는 용어의 사용이 만연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사대상 35개 중 34개 제품(97.1%)이 ‘에너지’ 또는 ‘파워’라는 문구를 제품명이나 제품 일부 또는 광고에 사용하고 있어 에너지음료의 주요 기능이 각성효과가 아닌 육체 활동에 필요한 활성에너지 제공 또는 피로 회복 등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었다.


또한 7개 제품은 운동 전후에 섭취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권장하였는데, 에너지음료는 운동전후 부족한 수분을 제공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탈수 증세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와 판매에 대한 제한 조치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중·고·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에너지음료 섭취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719명(71.9%)의 학생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시간별로 살펴보면 권장수면시간(8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932명 중 685명(73.5%)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했다. 특히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56명 중에는 47명(83.9%)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하고 있었다. 반면 권장시간 보다 많은 수면을 취하는 68명은 섭취비율(50.0%)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다.


또한 섭취 경험이 있는 719명 중 283명(39.4%)은 시험 기간 등 특정 시기에 졸음 방지를 위해 음용 빈도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광고에 ‘수험생’ 또는 ‘시험기간’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중·고등학생의 구매를 유도하는 제품도 쏠플러스, 리차지 에너지, 리얼레드, 레알파워 등 4개로 확인됐다.


당장 내년부터 코카인 함유 에너지음료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 주 시청 시간대인 오후 5~7시에 TV 광고가 금지될 예정이다. TV 뿐 아니라 스포츠행사, 오디션, 인터넷 광고, SNS 등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를 활용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규제 방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원은 청소년에 대한 판매 제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내년 1월부터 학교 및 그린푸드존 내 우수판매업소에서 고카페인 함유 식품의 판매가 제한·금지될 예정이지만 우수판매업소(1904개)는 그린푸드존 내 전체 업소(42996개)의 약 4%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담배·주류처럼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제한하고 매장 내 진열 위치를 탄산음료 주변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 주의문구와 함께 진열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해외의 경우 스웨덴(15세)·아일랜드(16세)·미국 미시건 주(18세) 등에서는 특정 연령 이하의 청소년에게 에너지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노르웨이·호주 등에서는 약국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대학생들의 잘못된 음주 문화도 개선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설문조사 결과 에너지음료 섭취 경험이 있는 대학생 355명 중 술에 섞어 마신 경험이 있는 학생은 175명(49.3%)이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면 술만 마신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은 6배, 수면장애는 4배 이상 발생확률이 증가하고 폭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상일에서 제조하는 ‘리차지에너지’의 경우 술과 혼합해 마시는 소비행태를 조장하는 장면들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홍보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은 에너지음료와 술의 혼합섭취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제품에 에너지음료와 술의 혼합 섭취에 대한 주의문구 표시를 의무화하고 유흥업소에서 에너지음료 또는 혼합주 판매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에너지음료에 포함된 카페인 과다섭취로 발생할 수 있는 청소년의 신체․정신적 부작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1캔 당 카페인 최대 허용치 설정 및 캔 용량 제한 ▲‘에너지’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용어·표현 사용금지 ▲18세 이하 청소년 대상 판매 제한 및 마케팅 금지 등의 제도개선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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