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0주년을 맞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5일 "앞으로 20년이 더 걱정"이라며 한국 경제의 앞날을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재계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해 "쫓는 중국과 앞서는 일본에 낀 샌드위치 같은 상황"이라고 분석하며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많이 고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이 날 20개월만에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참석, 모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20주년의 소감을 묻자 "커져서 좋기는 한데 앞으로 20년이 더 걱정"이라며 현상황을 설명했다.
전경련 회장직 수용에 대해서는 고사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건희 회장은 "참 힘들다"며 "삼성을 경영하기에도 시간이 없고, 벅찰 정도"라고 정중히 거절했다.
오히려 자신은 경영에 집중하고 평창올림픽 등을 유치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 회장은 평창 올림픽 유치 활동과 관련 "앞으로 계획보다는 실제로 자주 나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사람을 많이 만나겠다"고 말했다.
경영승계와 관련, 이건희 회장은 "기초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재용 전무에게 CCO라는 중책을 맡긴 것은 앞으로 고객, 실무기술자, 연구 개발자들을 더 깊이 알도록 훈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전무가 "자격이 돼야"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기태 부회장의 승진의 배경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은 "자꾸 잘 하니까 올라가는 것"이라며 일부의 문책설을 일축했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회장단에게 82년산 샤토라투르 와인을 대접했다. 이 와인은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또 회장단에게 삼성 디지털카메라를 선물로 증정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14명의 참석 회장단은 강신호 현 전경련 회장을 재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건호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참석자들이 강신호 전경련 회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부회장은 "강신호 회장이 가족 문제로 인해 누를 끼친 것이 송구스러워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사양했다"며 "그러나 회장단의 요청으로 다음 주까지 입장을 표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기 회장의 임기는 이날 참석자들이 대선 정국을 들어 강 회장의 연임을 요청한 만큼 규정대로 2년이 될지, 아니면 1년이 될지 알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또 "강 회장이 회장직을 끝까지 거절하면 전경련은 추대위나 회장단의 의견을 물어 차기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며 "하지만 재계에선 강 회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되고, 경영권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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