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일자리 행보…野·경영계 '반발'

산업 / 여용준 / 2017-05-17 15:54:30
근로시간 단축·비정규직 제로 등 공약 이행 채비…"전시행정, 기업 옥죄기" 반발
▲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를 강력히 밝히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미 많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무기 계약직과 단기 계약직 근로자, 파견업체 직원 등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아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6일 오후 시내 대형마트 판매대에서 일하는 직원들.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취임 일주일을 맞이한 가운데 정치·사회·외교·안보 등 각 분야에서도 빠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제로’ 등 대선 기간 내세운 공약을 지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나 재계와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17일 문 대통령은 1호 국정과제인 일자리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일자리위원회는 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이용섭 대통령 비서실 정책특보가 부위원장을 겸임한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 등 11개 관련부처 장관과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 3개 국책연구기관장, 수석비서관 1명 등이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또 노사단체 대표와 민간전문가 15명이 민간 위원으로 참여한다.


문 대통령은 위원회가 일자리 정책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천력을 가질 수 있도록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수석비서관을 통해 각종 사안을 챙길 예정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다음날인 지난 10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제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방안'을 하달한 후 배석한 임종석 신임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 일자리위원회 출범…‘일자리대통령’ 행보 본격화


일자리위원회는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을 해결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 중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위원회의 첫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일자리 100일 플랜에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구체적인 법령 개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주당 노동시간을 68시간으로 허용한 정부 행정해석을 폐기한다는 방침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안은 지난 3월 이미 국회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를 이뤘다. 행정해석을 폐기해 주당 근로시간을 실질적으로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OECD 최고 수준의 노동시간을 제한해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줄기찬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이밖에 문 대통령이 당선 후 선언한 “임기 내 비정규직을 모두 없애겠다”는 말대로 ‘비정규직 제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18일 국가통계위원회를 열고 공공부문 고용통계 초안을 논의한다. 공공일자리 창출을 뒷받침 할 일자리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위원회에서 검토된 공공부문 고용통계는 이후 승인 절차를 밟은 뒤 다음달 중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새 정부에서 설치되는 일자리위원회에서 쓰일 가능성이 커 당초 예정보다 열흘가량 앞당겨 6월 둘째 주 정도에 공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고 소위 ‘열정페이’를 받고 있는 청년들의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해주겠다는 취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의 14.6%인 280만명이 최저임금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이 17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김동철 신임 국민의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논의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


◇ 野 ‘전시행정’ 반발…경영계 “시장 자율 맡겨야”


문 대통령이 이처럼 일자리 공약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지만 기업들과 야당의 반발도 거센 편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7일 상임위원장·간사 및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지난 1주일을 보면 과연 협치 의지가 있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 및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한 행보에서 야당과의 협의 없이 인기영합식 정책을 내놓았다는 주장이다.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과 관련해 “취지는 좋지만 시스템과 제도를 통하지 않고 국민에게 직접 (전시성 행사를) 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추경’에 대해서도 김 원내대표는 전날 선출 직후부터 정부 예산을 동원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6일 내부 보고서인 ‘비정규직(기간제) 현안 이슈와 과제’에서 “정규직·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되, 사용기간(근로 계약 기간)은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단순한 사용기간 연장은 고용시장을 경직화해 오히려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정부의 개입이 아닌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고용형태·생산방식이 다양화하는 만큼 비정규직을 무조건 ‘없어져야 할 일자리’로 인식하는 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최저시급 1만원’에 대해서도 경영계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져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동욱 경총 본부장은 “편의점이나 피씨방 등 소상공인들은 최저시급 6470원도 굉장히 버거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병행된다면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연구원은 영세업체의 카드수수료를 깎아주고 임차료 인상 제한 등을 지원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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