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환경보고서’는 영업비밀에 해당”…삼성전자, 2심도 승소

산업 / 김동현 / 2020-05-13 14:40:17
법원, 비공개 정당…“공개 시 원고 이익 해칠 우려 있어”
삼성전자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삼성전자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13일 수원고법 행정1부(이광만 부장판사)는 삼성전자가 고용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등을 상대로 낸 정보부분공개결정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보고서는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작업환경보고서란 사업장 내 유해물질에 대한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측정하고 평가해 그 결과를 기재한 문서다. 이 보고서는 6개월마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8년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삼성 측은 그간 연구·투자의 산물인 공정·설비 등 내용이 담겨 있어 영업비밀에 해당돼 공개가 불가하다고 주장해 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 정보는 공정·설비의 배치 정보, 생산능력과 생산량 변경 추이, 공정 자동화 정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이는 원고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사항에 해당해 공개될 경우 원고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소속 근로자에게 작업환경 측정결과를 공개하고 있는 점, 생명·신체 또는 건강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유해인자’, ‘측정치’ 등은 모두 공개 대상이 된다는 점, 그간 원고 공장의 유해인자 노출수준이 법정 노출기준 미만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항소심의 판단은 앞서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의 판단과 같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판결 이유로 “반도체 공정에 관련된 매우 세부적인 정보인 부서와 공정명, 단위작업장소에 대해서까지 일반 국민의 알 권리가 경쟁업체들에 대한 관계에서 보호받아야 할 영리법인인 원고의 이익보다 우선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여부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도 나온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중앙행심위의 결정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관련 내용이 경쟁업체에 누설되면 안 되는 영업기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편, 이번 소송은 삼성 계열사 공장에서 근무한 뒤 백혈병이나 림프암 등에 걸린 근로자·유족이 산업재해를 입증하는 데 활용하고자 작업환경보고서를 요구하면서 지난해 초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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