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개헌론 ‘기싸움’...“갈데까지 가보자”

산업 / 김태혁 편집국장 / 2014-10-24 10:57:57

[토요경제=김태혁 편집국장] 개헌론에 불을 지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의 반격에 몸을 낮추면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일단 수그러 들어갔다.

김 대표가 일단 청와대에 백기를 든 모양새를 취하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개헌론이 추가로 확산되지 않는 분위기 였다. 오히려 김 대표 주변에서 반개헌론이 번져가고 있다. 김문수 전 지사는 “우리 국민은 자신들이 직접 지도자를 뽑고 싶어 한다”면서 “5년 단임제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개헌 논의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김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 “개헌은 대통령의 뜻이 뒷받침 돼줘야만 이뤄질 수 있다”면서 개헌 문제에 있어서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편에 섰다.

한발 더 나아가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 반 개헌론’을 주장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저 자신도 국회가 도대체 뭘하는 곳인지, 뭘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 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차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대통령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달라, 시기가 있다, 골든 타임이라고 애절하게 말해왔다”면서 “그러나 오히려 거기에 개헌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면서 대통령한테 염장을 뿌렸다. 아마 대통령이 많이 가슴이 아플 것”라고 말했다.

개헌론에 불을 붙였던 김무성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국회의원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전당대회까지만 해도 개헌을 언급하며 혁신을 주장했다. 때문에 새누리당 안팎에선 김 최고위원이 개헌론에 반대하며 최고위원직까지 사퇴한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때 김 의원은 권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혁신이 시작될 수 있다며 개헌론을 앞세웠고, 젊은 기수론에 힘입어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청와대의 출장소가 새누리당이라는 표현도 있지 않느냐. 계파나 파벌 뒤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모습으로 비치지 않았는지가 반성의 키 포인트”라며 친박계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런데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며 개헌론보다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김 의원의 행보를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개헌론 찬성파와 대척점에 서서 차기 대권 주자 입지를 분명히 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권력’으로 부상한 김무성 대표보다는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충성 서약’을 맹세해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로 인해 새누리당 지도부도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당장 개헌론을 제기했던 김무성 대표가 어떤 입장을 낼지도 주목된다.


개헌론 찬반을 놓고 당내 역학 구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편하기 위한 기싸움에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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