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이자수입 '쪽박' 은행은 '대박'

산업 / 이명진 / 2017-05-01 11:37:29
금융기관, 대출금리 올리고 수신금리 내려…당국 금리 적정성 검사

▲ <사진=연합뉴스TV 제공>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저금리가 계속되고 가계대출은 크게 늘며 가계의 이자 수지가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1일 나타났다. 반면 은행의 이자 수익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은행이 예·적금 금리는 묶어놓고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을 이유로 올리면서 가계의 이자수입은 줄고 이자지출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계 이자 수지 첫 적자···은행 이자이익은 늘어
지난해 가계 이자수입에서 이자지출을 뺀 이자 수지는 5조75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975년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이자 수지가 적자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이자소득은 36조1156억원(잠정치)으로 2015년(38조1717억원)보다 5.4% 줄었다. 연간 이자소득은 1996년(32조8927억원) 이후 20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가계가 이자로 지출한 금액은 41조7745억원으로 12.6%(4조6624억원) 급증했다. 가계의 이자지출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2012년부터 전년 대비 꾸준히 줄어왔지만, 처음으로 늘었다.
반면 은행의 이자이익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순익은 33조9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2.7%) 늘었다. 또 저축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3조1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321억원(25.3%) 증가했고, 카드사의 카드론 이자 수익도 2972억원 늘었다.
올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분기 4대 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의 이자이익은 4조367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조851억원)보다 6.9%(2821억원) 증가했다.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수신 금리는 떨어지고
가계는 이자수입에서 적자를 내지만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이자 수익은 늘어나는 것은 가계 부채가 많이 늘어나며 그만큼 이자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가자 금융기관들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낮추는 '이자 수익 늘리기'의 영향도 크다.
실제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 3월 3.43%를 기록, 2015년 말(3.23%)과 비교해 6.19%(0.2%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은행의 예금금리(1년 정기예금 기준)는 1.58%로 같은 기간 12.71%(-0.23%포인트) 떨어졌다.
시장금리가 오른다며 대출금리는 재빠르게 올려놓고 예금금리는 오히려 낮춘 것이다. 4대 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모두 올라갔다. 우리은행의 1분기 NIM은 1.44%로 0.07%포인트 올랐고 하나은행(1.44%)은 0.06%포인트, KB국민은행(1.66%)과 신한은행(1.53%)은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 "이자율 관리 나선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던 것은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있지만, 은행들 마음대로 가산금리를 올리는 것도 이유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급여 이체나 카드 사용 실적 등을 고려한 우대금리를 빼 산출한다. 이 중 기준금리는 통상 금융채나 코픽스(COFIX) 금리를 따르기 때문에 은행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반면 가산금리는 은행별로 목표이익률·업무원가·위험 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은행 재량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엿장수 엿가락 자르듯 은행이 수익에 따라 마음대로 가산금리를 정하는 것으로 보여 불만이 많았다. 때문에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이사회 의결을 통해 시중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려면 은행 내부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고, 가산금리 항목 중 하나인 목표이익률을 책정할 때 은행의 경영목표 등을 고려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책정하도록 했다.
또 금융위원회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가 연체이자를 마음대로 매기지 못하도록 '연체금리체계 모범규준'을 만들기로 했다. 모범규준에는 금융회사가 연체 관리 비용, 대손 비용 등 연체 발생에 따라 합리적으로 연체이자율을 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금융회사들은 대출 상품을 판매할 때 연체 가산금리 수준과 연체 때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의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카드사들의 과도한 카드론 금리에도 칼을 들이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카드사와 '불합리한 영업 관행 개선에 관한 업무협약'을 통해 대출금리 산정·운영 체계를 합리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무협약 이후에도 카드사가 조정금리 산정 시 금리 차등화 기준이 불명확하고 문서화 수준도 개선 계획에 견줘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금감원은 카드사에 기획검사를 나가는 등 점검에 나서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