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흔들리는 항공업계…끝 모를 위기에 ‘한숨’

산업 / 김동현 / 2020-04-02 14:01:18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무기한 연기’
경영난 이스타항공, 직원 750명 구조조정
최대 6개월까지…대한항공, 전 직원 상대 유급휴직 검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했다. 항공업계 최대 인수합병(M&A)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기한 연기된 데 이어 한 달간 휴업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결국 전체 인력의 45%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도 4월 중순부터 최대 6개월까지 유급 휴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1조4700억원의 유상증자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항공 업황이 최악의 상황에 놓이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인수부담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을 오는 7일에서 계약서상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부터 10일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한 날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경우에 따라 아시아나 유상증자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측은 “유상증자의 선행 조건인 기업결합심사가 코로나 영향 등으로 지연되면서 일정을 미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원점으로 돌아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철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건설경기도 악화하는 상황에서 모기업이자 자금줄인 현대산업개발이 무리하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다가는 그룹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는 악화일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 손실이 4437억원, 당기순손실이 8179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급증해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자칫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악화까지 겹치며 아시아나항공은 대표·임원 월급을 60∼100%까지 반납하는 등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말 유상증자금 납입을 마치고 계약을 종료하겠단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달 말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고 필요한 국가에 모두 기업결합심사신청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현대산업개발이 예정대로 인수에 나선다면 산업은행 등에 자금 지원 등 인수계약 조건 변경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했고, 신용한도를 8000억원, 스탠바이 LC(보증신용장) 3000억원을 제공하는 등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사태로 한달간 ‘셧다운’에 돌입한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은 결국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정리해고를 추진하는 셈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1일 열린 이스타항공 노사 회의에서 현재 1680명 가량인 직원을 930여 명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은 직원의 45%인 750여 명이다. 사측은 조만간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 수가 구조조정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해당 인원만큼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해고 시점은 오는 5월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도 이달 중순부터 직원들의 유급 휴직을 단행한다. 대한항공은 전날 일반직 노동조합, 오후엔 조종사 노동조합과 긴급 노사협의회를 열고 코로나 19에 따른 대책 마련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협의회에서 대한항공은 최장 6개월 범위의 순환 유급휴직을 시행하는 안을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 카드를 꺼낸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어서다. 앞서 회사는 약 390명에 이르는 외국인 조종사를 대상으로 3개월간의 무급휴가를 의무적으로 부여한 바 있다. 비상 경영안의 경우 노조와 협의가 끝나는대로 시행될 전망이다. 유급휴직은 부서와 업무, 직급 등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휴직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급여는 약 70%만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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