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 코로나19에 유가폭락까지 ‘이중고’

산업 / 김동현 / 2020-03-09 14:34:5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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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며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상황 속 국제유가가 폭락까지 겹치며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 합의에 실패해 국제유가가 폭락세를 보였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현행 감산 조치가 끝나는 4월부터 증산, 원유 수출가격도 인하한다고 밝혀 저유가 시대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세계적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락함에 따라 정유업계는 1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원가 하락이란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수요 위축이 심각한 상황으로 단기적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정제마진 하락에 유가 폭락까지 ‘첩첩산중’


정유업계는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 하락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감소에 이어 국제유가 폭락까지 덮치며 비상이 걸렸다. 실제 이달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로 전주보다 0.9달러 하락했다. 앞서 지난해 한때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하락하며 실적이 악화했던 정유사들은 올 들어 정제마진이 상승하며 실적 반등을 기대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월 둘째 주부터 정제마진이 급락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국내외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국제유가, 정유업계의 불확실성이 가중됐단 분석이다.


통상 유가 하락은 원가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는 호재로 평가되는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이라는 돌발 변수 때문에 유가 하락이 겹악재로 풀이된다.


결국 정유업계는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 카드를 꺼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월간석유수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처리 공장 가동률은 86.1%로 전년 동기보다 2.9%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쳐 감산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국내 1위 사업자인 SK에너지가 이달부터 울산 정제공장 가동률을 기존 100%에서 10∼15% 낮췄다. SK에너지는 시황에 따라 가동률을 추가로 낮출 가능성도 있으며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정유사들도 감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 업계, 원가하락 ‘수혜’…“수요 회복이 문제”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업계는 오히려 한시름 놓았다.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나프타(납사)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 국제유가 하락이 미국 셰일가스 생산 감소로 연결될 수 있어 석유화학제품 공급 증가 우려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미국 셰일가스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배럴당 55∼65달러 수준이 유지돼야 안정적 투자가 가능한데, 최근 유가가 이를 밑돌면서 셰일가스를 원재료로 하는 미국과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 최근 롯데케미칼 대산 나프타 분해 공장 폭발 사고로 일부 화학제품의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고무 주원료인 부타디엔(BD), 스타이렌모노머(SM)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가 하락보다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위축되면 플라스틱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데, 그 수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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