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소련이 서로 껄끄러울 때였다.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우주비행에 성공하자, 미국은 당황했다. 선수를 놓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민도 불안에 빠졌다. 소련의 핵미사일이 우주를 통해 머리 위로 날아들 것 같았다.
미국은 부랴부랴 머큐리 3호를 쏘아 올렸다. 다행히 미국도 성공할 수 있었다. 소련보다 늦은 우주비행이었지만 미국은 이를 국민에게 과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할 것이었다.
미국은 거창한 축하행사를 열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우주비행의 ‘영웅’ 앨런 셰퍼드 중령을 국민에게 소개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소개하는 사람은 미국의 ‘넘버원 탤런트’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케네디의 소개는 영웅 '한 명'으로 그치지 않았다.
“나는 이번 우주비행을 위해 뒤에서 수고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찬사를 보냅니다. 우주기동반 소장 로버트 길루스, 머큐리 계획 담당 장관 월터 윌리엄스, 글렌 중령, 항공우주국 장관 짐 웹 등입니다. 이들은 오늘 이 시간까지도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만일 이번 우주비행이 실패했더라면 벌써 온 세상 사람들의 입에 수없이 오르내렸을 것입니다.”
케네디는 머큐리 3호를 쏘아 올리기 위해 그늘에서 일해 온 실무진에게도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대통령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많은 인재가 미국의 우주개발사업을 위해 일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국민에게 알려줄 수 있었다. 이런 ‘인재’가 있는 한 미국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었다. 행사장에 참석했던 군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케네디는 이렇게 국민을 안심시키는 한편 보다 확실한 신뢰도 얻어낼 수 있었다. 신뢰를 얻었으니 정치적인 입지도 넓힐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절묘한 테크닉이었다. 그래서 케네디는 오늘날에도 손꼽히는 정치인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며칠 전,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역대 최대 규모, 최고 흥행으로 치러진 대회”라고 발표하고 있다. 패럴림픽에 앞서 치른 동계올림픽도 “역대 최대 규모로, 역대 어느 대회와 비교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행사에 다섯 차례 참석했으며, 두 차례 경기를 참관하고, 열 차례 패럴림픽 관련 발언을 했다는 얘기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공식행사에 네 차례, 현지에서 세 차례 숙박하며 여섯 차례 경기를 관람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1조4000억 원의 소비 지출 증가를 유발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가량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해야 할 ‘경제성장률 통계 업무’까지 청와대가 직접 챙기고 있는 모양새였다.
중계방송 시간까지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 방송의 패럴림픽 대회 중계가 외국보다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패럴림픽 중계방송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는지 살펴주기 바란다고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청와대가 일을 열심히 한 덕분에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을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아마도 많지 않을 듯싶었다. 게다가, 그런 사례가 평창뿐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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