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아군확보' 성패 좌우

산업 / 여용준 / 2017-04-19 14:27:48
SK하이닉스,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 구성…'수십조원 싸움' 협업 중요성 강조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일본 도시바 낸드플래시 반도체 부문 인수전이 ‘연합전선 구축’으로 더욱 규모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브로드컴,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은 도시바 인수를 위해 각각 IT·금융기업을 끌어들여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독점 교섭권’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 낸드플래시 반도체부문 인수전에 뛰어든다.


베인캐피털은 운용자산이 750억 달러(약 90조원) 이상에 달하며 일본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스카이락, 일본 도미노피자, 일본 풍력개발 등 일본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를 추가로 끌어들여 다국적 연합군을 구성할 계획이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의 매각 가격이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재무적 투자자 등 파트너와 손잡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인수가가 너무 커서 단독 인수는 힘들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마감된 예비입찰에 인수가로 2조엔(약 21조원)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바인딩(binding,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본입찰에서) 바인딩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한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 진영에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도 합류하는 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 투자펀드인 KKR도 공동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구체화되는 미일연합체가 원만하게 작동해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본의 일부 대형은행도 미일연합 진영에 대한 자금 지원 준비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예비입찰에서 3조엔(30조원)을 써 낸 대만 폭스콘은 미국의 애플과 일본의 소프트뱅크를 끌어들여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1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폭스콘은 산하 전기·전자 메이커 샤프를 자사 인수진영에 참가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시바 인수 4파전의 한 축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협력관계를 이용한 독점교섭권을 요구했다.


지난 14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와 반도체 사업 조인트벤처 파트너인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9일 도시바 이사회에 의견서를 보내 독점교섭권을 요구한 것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메모리의 주력공장인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을 공동 운영 중인 협력사다.


도시바 경영권이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협업 관계가 깨질 우려가 있어 웨스턴디지털은 낸드플래시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할 지경에 놓일 수 있다.


웨스턴디지털 측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이 계약 위반 소지가 있으며 매각 전에 자사와 독점적으로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까지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적합하지 않으며 이들이 써낸 금액도 사업의 온당한 가치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시바는 다음달 중순 2차 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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