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할까...관건은 2조원 자금 조달

산업 / 김사선 / 2019-05-29 14:19:33
삼성증권과 접촉해 인수가격ㆍ사업 타당성 등 인수 세부사항 논의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은 과연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 항공을 잡으며 국내 기업집단 내 순위를 대폭 끌어 올릴 수 있을까.


지난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제주항공을 소유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항공산업 중심 그룹으로 재편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수 적합성 측면에서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최근 M&A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사실상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경그룹이 인수가격 등을 논의하기 위해 삼성증권과 접촉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그간 후보로 거론됐던 대기업들이 불참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주사위는 사실상 던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재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M&A(인수·합병) 시장의 대어로 출몰하면서 대기업 집단 중 유일하게 항공 관련 산업을 유지 중인 한화그룹이 한때 유력 후보군으로 언급돼 왔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일부 계열사 사장들이 인수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데다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SK그룹, 롯데그룹 등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까닭은 일단 지난 10여년간 제주항공을 운영하며 항공사 경영에 관한 노하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파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경쟁력 강화 때문으로 읽힌다. 국내 기업집단 내 순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주요 항공사와 '동급'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항공기 40대를 보유한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비롯해 저가 항공사들의 수익이 악화된 반면, 제주항공은 매출액 3929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계속된 갑질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을 뒤로 하고 국내 항공업계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설 수도 있다.


문제는 복수의 전문가들 분석대로 자금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1조 5000억원에서 최고 2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그룹 총 자산(공정자산) 규모는 5조 200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올해 1분기 기준 보유한 유동성 자산은 1조 3833억원, 이 가운데 현금성 자산은 5000억원에 불과하다. 제주항공은 3000억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7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역시 골칫거리로 존재한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앞서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을 모두 묶어 일괄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인수자가 모든 부채를 갚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지만, AK홀딩스가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자회사까지 모두 인수할 경우 자칫 혹을 떼려다 혹을 하나 더 붙이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대우건설 인수(2006년 11월) 후 13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마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재무적 투자자(FI) 등과 연합할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FI를 끌어들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만약 애경그룹이 우여곡절끝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현실화 될 경우, 항공기 보유 대수만 150대에 이르는 국내 대표 항공그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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