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한파’ 유럽이 얼어 붙고 있다

산업1 / 토요경제 / 2012-02-13 13:28:20

[온라인팀]유럽을 강타한 살인적인 한파에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일부 나라에선 도시기능이 마비되고 유럽 전역에 450명 이상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유럽이 재난 국면에 들어갔다.
한파는 서유럽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이탈리아에는 26년만에 처음으로 폭설이 내렸고 영국 히드로 공항은 폭설과 강추위로 활주로가 얼어붙으면서 항공편 운항이 30%나 감축됐다. 사라예보에 내린 폭설로 도시 전체가 마비됨에 따라 보스니아 정부는 지난 4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러시아가 가스 수출량을 줄이면서 이탈리아 등 유럽지역 산업 가동이 위협받고 있다. 현재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이 이번 한파로 경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5일 사망자 300명 돌파…전력 공급 중단 등 피해 속출
유럽 대륙을 강타한 한파로 인한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 5일(현지시간) 유럽 각지에서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전력 공급이 끊기는 사태를 겪었다고 미 CNN 등 외신들이 지난 6일 전했다. 기상 당국은 이런 강추위가 다음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수 백 명의 사망자를 냈던 동유럽을 덮친 한파가 서유럽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유럽 일부 공항의 여객기 운항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영국 기상청 예보관인 스티븐 케이츠는 혹한의 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츠는 "지난주 경험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부와 동부 유럽은 기상 변화가 심할 것"이라며 "이탈리아와 그리스 그리고 발칸반도 국가들에서 눈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르비아는 한파와 폭설이 계속되자 전국 규모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르비아에서는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북극 추위로 9명이 사망하고 외지 마을 등 7만 명의 주민들이 영향을 받았다.
프레드레그 메릭 세르비아 내무부 산한 비상구조센터본부장에 의하면 현재 5000㎞의 도로 통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와 교육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앞으로 5일 간 모든 학교에 휴교 권고령을 내렸다. 세르비아 주요 대학들도 시험 일정을 재조정했다.

보스니아는 한파로 인한 사망자가 7명으로 증가하고 눈사태로 보스니아 동부 마을들이 고립되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보스니아 당국은 헬기를 동원해 고립 마을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한 뒤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리스에서도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부 지역에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지역에서는 홍수로 고립된 집에서 탈출하려던 82세의 할머니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지난 5일 강추위로 9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구조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일부 지역서 야간 기온이 -33℃까지 내려가면서 동사자를 포함해 모두 13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한파로 인한 사망자 상당수는 노숙자라며 이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3000여개의 텐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에서도 한파로 최소 3명이 사망하며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도 MTI 통신이 보도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5일 새벽 기온이 -30℃ 아래로 내려가면서 최소 5명이 동사했다. 유럽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 중 하나인 히드로 공항은 눈이 15㎝ 이상 쌓이고 기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항공 운행 스케줄의 절반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많은 양의 강설량을 기록해 에펠탑의 개방을 중단했으며 수도권 공항도 여객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프랑스는 한파로 노숙자 2명이 숨진 채로 발견되는 등 모두 5명이 사망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폭설로 나무가 송전선으로 넘어지면서 8만6000명의 주민들이 전력을 공급받지 못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또 눈사태로 이탈리아 중부 고속도로 2곳이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번 한파로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벨기에서는 한파로 경찰들이 음주 단속 때 사용하는 음주측정기가 작동하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유럽에 확산된 한파와 폭설로 지난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있는 레만호에 정박된 보트와 페리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있다.

◇伊, 러 가스 공급 차질로 산업용 가스 중단 예정
유럽 전역에 한파로 인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수입되는 천연가스 공급량 부족 사태로 인해 이탈리아 정부에서 일부 산업용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는 긴급 에네지 대책회의 후 가정난방용 에너지를 보장하기 위해 이 같은 공급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이날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차관은 "러시아로부터 들어오는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면서 사태는 역사에 기록될 만큼 심각해졌다"며 "하지만 정부는 추위 속에서 고통받는 가정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말했다.
앞서 러시아에도 기록적인 한파가 들이닥쳐 국내 가스 수요량이 급증하면서 러시아 가스 수출을 독점하는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서유럽 국가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를 줄인다고 발표했었다.
이탈리아는 국내 천연가스 사용량의 90%를 수입에 의존, 그가운데 약 3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지난 1일부터 주말인 5일까지 러시아에서 이탈리아로 공급되는 천연가스량은 평소보다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다.

한편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회사인 에니(ENI)도 이날 심각한 상황을 인정하며 오는 9일부터 기업고객에 대한 가스 공급이 중단될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올로 스카로니 ENI 최고경영자는 "우리가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다"며 "8일까지 사용하는 충분한 양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즈프롬이 추가적으로 가스 수출을 감소한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한파로 최소 13명이 사망자가 발생했고, 폭설로 송전선이 넘어지면서 8만6000여명 주민이 전력을 공급받지 못한 사태도 발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난방유 상승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93센트 하락한 배럴당 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와 난방유는 이날 최근 유럽을 강타한 한파로 상승했다. 유럽 전역에 확산된 한파로 연료 수요가 높아져 이미 연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스니아 비상사태 선포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4일 하루 동안 24명이 추가로 사망함으로써 사망자 수가 122명으로 늘어났다고 우크라이나 재난대책부가 밝혔다. 재난대책부는 밤 기온이 영하 33도까지 떨어지는 등 이번 추위가 6년래 가장 혹심하다고 밝혔다.
한편 사라예보에 내린 폭설로 도시 전체가 마비됨에 따라 보스니아 정부는 지난 4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라예보에는 4일 하루 동안에만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져 도로 곳곳이 폐쇄되고 교통이 두절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먹을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상점에는 먹을 것을 준비하려는 주민들이 몰려 주민 사이에 주먹다짐이 벌어지는 등 혼란도 극심한 상황이다.
보스니아 당국은 또 수많은 사람들이 폭설 속에 고립돼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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