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마무리에도 '골머리 여전'

산업 / 장우진 / 2012-02-13 12:48:51
외환銀 노조, 인수반발 총파업 돌입 태세…조직융합 ‘가시밭길’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마침내 외한은행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 승인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하나금융은 9일 인수 대금을 지급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하나금융은 총자산이 367억원으로 우리금융(372억원), KB지주(363억원), 신한지주(342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점포수는 1012개로 KB금융(1162개)에 이어 2위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강점 분야(가계금융, PB, 증권)와 외환은행의 장점(기업금융, 수출입 금융, FX, 해외영업)이 중복되지 않아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이다.
노조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규탄하며 ‘하나금융 인수는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의 독립경영’, ‘고용 안전성’ 등을 주장하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시너지추진단을 발족하고 조직융합에 나설 방침이지만 노조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시너지 추진단이 발족된다면 이는 대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외환은행 인수에 1등 공신인 김승유 회장이 퇴임의사를 보이면서 이를 대신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외환銀 노조, ‘협상 결렬시 총파업 불사’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절차적 과정은 일단락됐지만 하나금융이 바라는 시너지 효과를 보기위해서는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 봉합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당국의 승인 결정이 내려진 당일 "외환은행의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결정은 원천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전히 하나금융으로의 인수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금융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론스타 펀드가 9년간 대주주 자격이 없는 상태로 외환은행을 불법점유한 뒤 막대한 이익을 남긴 채 회사를 넘겼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98년 IMF 위기 이후 사측이 아닌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부실을 해결했고 그 과정에서 4000여명이 회사를 떠나고 급여를 반납하는 등 회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자본인 론스타 펀드가 불법적으로 회사를 점유한 뒤 4조7000억원의 이익을 남긴 채 하나금융에 매각했다는 점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노조는 17일까지 향후 경영방침과 관련해 하나금융지주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기간을 17일까지로 결정했다"며 "이때까지 하나금융 측과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후 추가적인 논의는 무의미하다"며 협상 결렬 시 18일부터 총파업에 나설 의지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6일부터 이틀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외환은행의 독립경영,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 등을 보장할 것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시너지창출에 방점을 찍고 있는 김 회장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노조는 18일부터 진행될 수도 있는 총파업을 위해 35억원 가량의 투쟁 기금을 마련했다. 더해 노조는 협상 기간동안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의 출근도 적극 저지할 방침이다.


◇쉽지 않은 조직융합…‘시너지추진단’ 발족


하나금융은 시너지추진단을 가동해 본격적인 조직융화에 나설 방침이다. 시너지추진단은 지금까지 따로 운영돼 온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펼치게 된다. 규정과 용어 등 은행 제반 사항과 사내 문화 등의 조정을 통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시너지추진단에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측 인사 80~100여명이 참여한다. 각 부문별 총괄 책임자는 본부장급이나 부행장급으로 구성, 각 은행의 공동 총괄책임으로 운영되며 실제 실무담당은 실무 팀장 및 책임자급으로 채워진다. 이를 통해 이번 인수로 인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도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과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시너지추진단이 가동된다면 대화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인위적인 인력구조와 임금 조정은 실시하지 않겠다며 노조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것이 큰 효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노조 측은 "급여 문제에 대한 언급은 우리들의 투쟁을 단순히 급여로 인한 것으로 전환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이라며 회사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 등 6개 주요 은행과 관련해 지난해 1~3분기 급여는 외환은행이 5170만원으로 가장 높은 반면 하나은행은 38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연봉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하나은행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외환은행 인수로 직원수가 1만7000명에 육박해 KB국민은행(2만1000명) 다음으로 덩치가 커지는 만큼 하나금융은 급여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은 많은 직원수를 거느린 만큼 직원 1인당 순이익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부사 김승유’ 퇴임 의사…‘포스트 김승유는?’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내려졌지만 조직융합이 큰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김승유 회장의 역할이 더욱 필요시되고 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지휘력과 외교력을 통해 하나금융 발전에 크게 기여한 김 회장을 대신할 인물을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1년 연임이 가능함에도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면 회장직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하나금융 발전에 큰 고비를 넘긴만큼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31일 개최된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그는 이러한 뜻을 분명히 했으며 그 후 기자들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가 변하지 않았음을 계속해 강조했다.
이에 준(準)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성격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는 계속해서 김 회장에게 연임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넘어 두 조직의 화학적 융합이 이뤄지도록 조금 더 이끌어 달라는 것이다.
다만 경발위는 김 회장의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만큼 '포스트 김승유'를 찾기 위한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경발위는 지난 회의에서 차기 회장의 후보군을 2~3명정도로 압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가장 유력해 보이는 인사는 김정태 하나은행장. 1991년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참여한 그는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을 거치는 등 다양한 조직 문화를 경험했다. 또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외환은행 노조와 정치권 등의 정서적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더해 하나금융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윤용로 부회장도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주주총회는 내달 23일 열린다. 이에 따라 회추위는 주총 개최 2주일 전인 내달 9일까지 최종적인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남은 한달 간 김 회장의 확고한 퇴장 의지를 경발위 측에서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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