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재조사 막바지 진행 중...피해구제 해결 물꼬 트이나?

산업1 / 문혜원 / 2019-01-08 10:54:30
금융감독원, 상반기 중 마무리 촉각..일각서, “기본 계약서 약관 따져봐야”
금융감독원의 키코 재조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해결 실마리에 물꼬가 트일지 업계안팎 관심이 집중된다.[사진 : 각 사]
금융감독원의 키코 재조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해결 실마리에 물꼬가 트일지 업계안팎 관심이 집중된다.[사진 : 각 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감독당국의 키코(KIKO·파생금융상품) 사태 관련 재조사가 막바지 진행 중인 가운데 향후 피해기업 구제 관련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기본계약서 상 약관문제를 따져볼 것과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월 재조사 발표 이후, 지난 2010년 소송이나 분쟁신청을 하지 않았던 동화산기 등 5개 피해기업을 신청 받았다. 여기서 자료제출 미비한 기업 1곳을 제외한 4건의 기업을 조사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4건 기업 중 2곳은 법률적 검토가 끝났고, 나머지 2곳만 남아있는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상반기(1~3월) 중 마무리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금감원에서는 결과발표에 대해서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래된 사건이고, 제한된 자료가 있어 조사가 더딘 부분이 있었다”면서 “현재 신청기업들의 구제차원, 법률적인 판단 등 모든 것을 열어두고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키코 재조사가 이뤄진 배경은 정치권의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키코 사건이 일어났던 2010년 당시 이명박 전 정부와 연관이 깊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상고법원’입법추진을 2013년에 맡으면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키코 피해기업들은 은행들이 파생금융상품을 환헤지 상품으로 속여 판매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2013년 9월 키코 통화옵션계약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당시 양승태 사법부는 청와대(박근혜 정부) 입맛에 맞게 키코 판결 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재심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국회에 ‘양승태 사법농단’관련 특별재판부 구성을 골자로 한 법안이 상정됐지만 지난해 12월 9일 대법원이 이를 반대했다.


키코 사태는 은행과 키코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된 사건을 말한다. 키코 사태의 원인으로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고환율정책과 파생상품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은행의 책임도 있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환율변동에 대비해 파생상품에 가입했던 중소·중견기업들은 고환율정책 탓에 줄줄이 파산했다. 기업은 키코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이하 키코 공대위)를 통해 금감원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조사 한지 반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해결의 실마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키코공동대책위원회 등에서는 ‘사기판매’로 인한 소비자기만행위 및 ‘불공정 약관’문제 관련 재조사 과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키코사태는 ‘금융 적폐’와 다름없다고 보고 재조사 진행 진단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키코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 실태조사를 한 결과, 776개사 중 부도를 맞거나 파산한 중소기업은 11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키코사태는 ‘금융 세월호’”라며 “불완전판매 공시의무를 은행 등 금융업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는 키코 사태 당시 놓쳤던 기본계약서의 약관성에 대해 다시 따져 볼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앞으로 해결 촉각에도 도움이 될 지 이목이 쏠린다.


박선종 숭실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키코는 기본계약서와 개별약정서 2가지인데 기존에는 개별약정서만 다뤄졌지, 기본 계약서에 대한 약관은 따져보질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당시 법관은 키코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논리를 진행했다”며 “‘약관규제법 제6조’에 의해 고객에게 불공정약관에 해당돼 무효라고 해석해야 하나 대법원은 계약기간, 계약금액 등 일부 사항에 대해서만 합의를 거쳤다”고 지적했다.


‘약관규제법’은 약관의 해석을 위한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고객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불공정한 약관 조항은 무효로 본다(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


여기서의 법률적 접근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냐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춰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 등 관련 조항이 담겨 있다.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금감원이 조사 진행되는 부분관련 은행감독팀이 아닌 금융투자국에서 재 판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불완전판매가 아니라 소비자기만 행위에 대한 ‘사기판매’라고 봐야함을 주장했다.


조붕위 위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키코 사태에 대한 재조사를 권고해 진행된 금감원의 재조사는 솔직히 마무리되고 있다고 해도 흐지부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생색내기에 불과한 조사라는 소리를 듣기 전에 근본적인 문제부터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은행들은 2013년 대법원의 은행의 KIKO 상품판매의 정당성이 있었다는 판례가 있었고, 민법상 시효가 완료된 건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시효가 완료된 것에 대한 보상의 의무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현재 금감원에서 재조사를 한 것과 관련 시효를 계산하는 시점은 KIKO 계약시점이 아니라, 정산일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점에서 통장 계약일에 대한 관념과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히 시효가 완료된 것에 대해 보상이 이뤄졌을 때에는 KIKO외의 사례에 대해서도 분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당시 KIKO를 계약했던 업체들도 환율 변동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외환시장에서 환 매매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입했던 상품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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