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K-ICS도입 앞두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상장(IPO) 저울질

산업1 / 문혜원 / 2018-11-14 10:31:04
재무적투자자(FI) ‘빨리 팔아라’ 재촉에 갈등 포화...신종자본부담·자본확충 부담 가속화
금융업계 일각에선 “돈 마련의 대안은 교보증권 매각 가능성” 예의주시
이미지출처 : 교보생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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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문혜원 기자]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들이 상장(IPO)을 둘러싸고 6년째 갈등 중이다. 이런 가운데 2021년 도입되는 IFRS17·K-CIS(신 회계기준) 다가오면서 기다림에 지치는 듯 FI(풋옵션)들의 ‘팔아라’라는 요구사항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신 회계기준 제도 도입을 위해 IPO를 하려고 했지만 막상 증시현황·시장상황(미중 무역전쟁 등)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정이 내리기 쉽지 않은데다 자본 확충에 대한 고심도 하느라 저울질만 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앞서 지난10월 27일 이사회에서 신 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상장을 포함한 증자 방안을 검토하고 최대 5조원의 자본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FI)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경영위기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신 회장의 고심은 최근 보험사들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짐작할 수 있다. 투자환경, 규제 등으로 보험사 운용수익률이 하락세에 있기 때문이다. 또 금리인상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환경도 불확설성에 있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가지면서 일정 수준 자본 안정성 요건을 충족해 금융사의 기본 자본으로 인정하는 증권을 말한다. 보험사들에겐 자본인정비율이 중요한 만큼 자본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자본확충 방안의 다양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보험사들이 영구채 발행 이외의 다른 자본확충 방안을 시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시도는 경영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은 하락하는 수익률 때문에 당장 상장을 사고 팔 가격의 문제로 교보생명에 지분 24.01%를 되사줄 것을 요청했다. FI들이 재촉하는 것을 두고 교보생명의 IPO를 통해서 차익을 실현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본래 FI들은 만약을 대비해서 2015년 말까지 상장되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풋옵션이란 미래 어느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FI들은 교보생명은 비상장사지만 지분의 50.12%가 펀드(생명보험사 제외)다. 2007년과 2012년 유상증자로 자본조달을 하면서다. 옛 대우그룹(현재 포스코대우)이 가졌던 지분도 외국계 펀드에 넘어갔다.


교보생명 IPO주관사로는 지난8월 국내 증권사 중에서 NH투자증권를, 해외 증권사 중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각각 선정했다. 문제는 IPO를 해도 신 회장의 지분이 희석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생보사들과 유사하게 신주를 발행한다면 신 회장의 지분율은 36%에서 7~9% 정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여기서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가지고 있는 지분마저 넘어간다면, 30% 미만의 지분율로는 경영권을 지키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보험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3년 후 새 회계제도가 시행된다고 가정했을 때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되므로 업계 상당수가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이 권장 최소치인 150% 아래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럴 경우 신용이 생명인 생보사는 재무안정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생명사 대형사 인 교보생명도 자본 확충을 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 식이라도 IPO를 준비해야 하지만, 확충해야만 하는 자본 규모가 어마어마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가지 우려스러운 문제와는 별개로 교보생명은 IPO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자본확충을 해야 경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회계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돈은 무조건 필요하다”며 “IFRS17의 시가 방식에서 금리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결국 원가 방식에서 시가 방식으로 바뀌면 보험사는 훨씬 더 많은 보험부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보험부채 규모를 줄이고, 교보생명이 다른 곳에 돈을 만들 방안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 방법으로 교보증권 매각 가능성을 지목했다. 증권가에서는 매각 대상을 우리은행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이 3000억원 수준의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탄탄한 증권사인 교보증권을 사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보생명으로서는 자기자본은 9조원 규모로 매각을 통해 얻는 2500억~3000억원으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는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의 지분을 51.6% 가지고 있다. 교보증권의 현재 시총은 약 3300억 이며, 교보생명의 몫은 약 1700억 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50%를 고려할 때 매각가는 2500~3000억 원을 예상한다. 교보생명으로서는 5000억 원에 매각을 바라고 있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 신회계기준·신지급여력제도 등 세부적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FI 투자자들간의 추후 이사회가 열릴 예정임에 따라 증자규모나 시기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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