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조치...국내 금융권도 파장, 장비 도입이냐 포기냐 고심

산업1 / 문혜원 / 2019-05-23 15:41:12
트럼프정부 화웨이 조이기 분석..농협·코스콤 등 장비사용 검토 중
일각서, “차선책 방안, 국내 장비 업체 중 내구성 좋은 곳 몰색해야”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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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최근 미국 화웨이 장비 퇴출 결정에 따라 국내 기업 및 금융권에도 도입여부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감정이 격화돼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옥죄기가 시작된데 따른 ‘불똥’이 옮겨 붙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화웨이 논란이 미·중 갈등으로 번지면서 전세계적으로 화웨이 통신장비가 잇따른 퇴출위기에 몰렸다.


중국의 ‘삼성전자’라 불리는 화웨이는 1987년 런정페이 회장이 설립해 통신장비업체로 확장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스파이칩’사태를 통해 중국이 노텔 장비의 설계도면은 물론 프로그램, 매뉴얼까지 복사한 사실이 드러나 전 세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화웨이가 현재 170여개 국가에 통신 인프라를 공급하는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고 통신장비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스웨덴 기업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르면서 미국정부의 견제를 받았다.


그러다 미·중 무역분쟁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화웨이의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이에 국내에선 금융권이 KT통신망을 사용해오던 NH농협, 코스콤 등도 장비포기 검토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농협은행은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던 ‘금융망 고도화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지 여부를 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KT통신망을 사용해온건 맞지만 화웨이 장비에선 내부에서 결정하는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KT-화웨이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화웨이 장비의 보안 논란이 불거지자 본사업 최종 계약을 계속 미뤄왔다.


농협은행의 ‘금융망 고도화 프로젝트’사업은 농협중앙회·단위 농협·축협 등 지점의 전산망을 더 빠르게 고도화 하는 것으로 5년간 12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으로 관심을 끌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퇴출하겠다는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그대로 진행할지 장비를 바꿀지에 대한 계획은 내부에서 정하는 문제이므로 아무것도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코스콤은 그러나 장비속도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메인 망 업체인 KT에 “화웨이 장비는 IT전산운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지 여부는 KT의 판단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올해 초 KT는 망 업그레이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화웨이와 노키아 두 곳의 장비를 사용할 계획이었다.


이 때 화웨이와 노키아 장비로 보안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KT는 노키아 장비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코스콤 측은 “내부에서 결정할 문제이다. 망 사업자는 장비 보안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농협, 코스콤 중심으로 포기를 결정할 시에는 금융권 전반 화웨이 장비 결정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비슷한 가격대의 기술이나 보안면에서 적정한 국내 중소기업 장비업체를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중소기업의 장비업체가 기술면에서 우수한 편이라고 해도 아직 국가에서나 공공기관, 대기업 등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음에 따라 메이커 네임밸류 문제로 인해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구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화웨이가 국내 기업들에겐 브랜드 가치 대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용해 온 것”이라며 “기술 종속국에 있는 우리나라는 현재 차선책으론 비슷한 가격의 다른 내구성이 좋은 국내 장비를 개발하거나 찾는 방향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IT일각에선 화웨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제품을 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고유 기술을 만든 회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KT와 국가재난안전망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미·중 화웨이 장비 논란은 네트워크 최초 사업자인 미국이 자신들 국가보다 잘 나가는 중국이 거슬려 딴지거는 태도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국내 기업들은 무역분쟁에 따라 미국의 괜한 구설수 안 오르는 방향으로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앞서 지난주 미국 상무부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통해 첩보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보안 우려에 따라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 화웨이 68개 계열사 거래제한기업 지정 등의 조치에 나섰다.


화웨이 장비에 논란은 다른 여타 산업군에도 퍼지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선 향후 단기적으로 정보기술(IT) 수요 둔화, 중장기적으로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화웨이는 미국 제재 맞서 비상계획 논의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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