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한사태’ 당시 불법계좌조회 전담반 운영

산업 / 유명환 / 2014-10-16 17:59:06
고객 및 임직원 가족 ‘불법 조회’ … 라응찬 위해 이백순, 진두지휘

[토요경제=유명환 기자] 신한은행이 2010년 ‘신한 사태’ 당시 불법 계좌 조회를 하기 위해, 별도의 조직을 운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참여연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 사태’ 당시 라응찬 전 신한금융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불법적으로 고객, 은행 임직원과 임직원 가족의 계좌를 조회했다.
당시 신한은행 소속 비대위는 권점주 전 부행장을 중심으로 총 4개 반으로 구성됐다. 1반은 배임 관련 여신 조사, 2반은 횡령 관련 계좌 조사, 3반은 대외·대관 업무와 홍보담당, 4반은 노조 및 직원관리의 역할을 맡았다. 당시 은행 본부의 영업, 감사, 인사, 홍보 등 주요부서의 임원과 부서장들이 모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사태는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며 시작된 내분 사건이다. 이 사태에 연루된 라 전 회장, 신 전 사장, 이 전 행장은 모두 법정 공방을 벌이다 동반 사퇴했다.
‘신상훈 치기 위한 불법 총동원’ 주장
김 의원은 “공개된 자료는 신한사태와 관련해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이 신 전 사장을 고소하기 이전부터 당시 신 전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소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 거래기업, 직원 및 직원의 가족, 재일동포 주주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조회하고 ‘계좌추적팀’을 만들어 계좌 조사와 추적까지 했다는 것이다. 또 내부 비리 의혹은 감사위원회나 금융감독원에 먼저 알리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인데, 자료에 따르면 고소가 먼저 이루어진 후 비대위가 역할을 나누어 주주와 금감원 등을 접촉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들은 이와 함께 현재 신한생명 고문인 권점주 당시 비대위 위원장을 비롯해 비대위에 참여했던 이들에 대해 논공행상 식의 인사특혜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당시 전략 담당 부행장이었던 김형진 김형진 수석 부행장과 조용병 신한BNP자산운용 사장 등이 포함된다.
이날 참여연대는 “신한은행이 비대위를 운용함으로써 경영진의 감시와 내부통제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권력 다툼에 은행조직이 특정 경영진의(라 전 회장, 이 전 행장) 사유물처럼 운용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참여연대는 신한지주 사태와 관련해 라응찬 전 회장 측의 각종 불법·비리 혐의에 대한 종합적인 고발장을 작성해 내주 중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치명적 문제 혹은 국감용 단골 소재
김 의원과 참여연대는 신한은행이 비대위를 통해 불법과 비리를 자행했으며, 라 전 회장을 위해 이 전 행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이를 진두지휘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정리와 명확한 조사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금융기관의 투명성과 공공성, 그리고 금융산업의 발전과 국민을 위한 금융서비스의 개선은 요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현재로서는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번 문제제기와 관련하여 제재 심의가 예정된 만큼 그에 따른 결과를 보고 공식적인 입장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난 몇 년간 꾸준하게 해당 문제가 거론된 만큼 ‘2010년 신한 사태’는 국감용 단골 메뉴가 됐다는 지적도 있어 사태 진행의 추이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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