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의 난’ 장기전…신동주 ‘무한주총’ 선언

산업 / 여용준 / 2016-06-28 13:20:36
▲ 지난 25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소재 롯데홀딩스 본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견인 관계없이 싸움 계속”
주총 연패에 “다시 소집” 예고
롯데홀딩스 구조, 싸움 부추겨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롯데家 ‘형제의 난’에서 사실상 패전에 몰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싸움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선포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회사인 SDJ코퍼레이션 측 김수창 변호사는 지난 27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관련 5차 심리 직후 “경영권 분쟁과 성년후견인은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성년후견인 지정돼도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후견인이 지정돼 정신건강 문제가 공인되면 그동안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를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해온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 심리가 열리는 8월 10일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필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과 성년후견인 신청자(신격호 총괄회장 여동생 신정숙씨) 측에 관련 의료 기록 등 각자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모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빼앗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해도 현재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로 볼 때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에 대해 ‘흔들기’를 지속할 수는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의 해임안을 상정시켰으나 부결됐다.


경영권 분쟁 이후 세 번의 주주총회에서 모두 패했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다음 주총 때 까지 주주들을 설득하겠다”며 신동빈 회장을 향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신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무한 상정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업무 방해이자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이 “끝까지 간다”고 선포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정기주총 직후 “표면적인 결과는 지난 임시주총들과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음을 체감했다”며 “앞으로도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찬탈한 신 회장, 쓰쿠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현 임원진을 해임하고,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결과는 지난번과 같지만 최대 변수인 종업원지주회의 표심에서 변화가 감지됐다는게 신 전 부회장 측 설명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설득을 강화하는 한편 주총 하루 전날인 지난 24일에는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 행사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 측에 따르면 종업원지주회의 의사결정은 약 130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총회가 아닌 이사회(이사장, 부이사장, 이사 2명, 간사 1명)에서 결정되고 의결권을 이사장이 단독으로 위임받아 행사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경영진 측 대리인에게 위임해 사실상 경영진이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SDJ코퍼레이션의 주장이다.


재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처럼 ‘무한주총’을 선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일 롯데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주주는 ▲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 종업원지주회(27.8%) ▲ 관계사(20.1%) ▲ 임원 지주회(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가족(7.1%) ▲ 롯데재단(0.2%) 등이다.


롯데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는 LSI를 제외하면, 광윤사(28.1%)와 직원지주회(27.8%), 관계사 및 임원지주회(20.1+6%)가 3분의 1씩 지분을 고루 나눠 가진 셈이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은 각각 1.62%, 1.4%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같은 지분 구조에 대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두 아들에게 거의 남겨주지 않고 광윤사·종업원지주회·관계사 및 임원지주회가 3분(三分)하는 형태로 둔 것은 결국 능력과 실적으로 직원이나 임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지분구조가 결국 두 형제의 ‘장기 경영권 분쟁’을 가능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지분은 광윤사와 신 전 부회장,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을 합쳐 30.1%다.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지분은 종업원지주회와 5개 관계사 롯데재단, 임원지주회를 합쳐 모두 55.5%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지분구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세 번의 패배에도 “내가 후계자”라고 주장할 수 있으며 신동빈 회장이 ‘절대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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