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여파로 세계금융시장 ‘검은 금요일’

산업 / 김승주 / 2016-06-24 15:47:11
영국 파운드화 장중 10% 이상 폭락·엔화 달러당 100엔 붕괴

▲ 24일 오후 서울 을지로 KEB 하나은행 위변조 방지센터 직원들이 파운드화를 살피고 있다. 브렉시트 공포에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장중 10% 폭락하며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신문=김승주 기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으로 공황상태다.


외환시장에서는 파운드화 가치가 장중 10% 이상 폭락하면서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화와 위안화는 흔들렸다. 반면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개표시간에 장을 열었던 아시아 증시는 제일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거의 8% 폭락한 채 마감했고, 홍콩 증시도 5%대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온스당 1350달러를 넘겼고, 국제유가는 5% 이상 하락했다.
닉 파슨 NAB 외환전략 담당은 “이건 ‘백 투더 퓨처’”라며 “우리는 지금 1985년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예언한 대로다.
소로스는 지난 20일 가디언에 기고문을 내고 “브렉시트 결정이 난다면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급전직하해 ‘검은 금요일’을 맞이할 수 있다”며 낙폭이 15%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파운드화 환율이 파운드당 1.25달러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화 환율도 급락했다. 이날 12시 50분 유로화 환율은 유로당 1.0913달러까지 내려 '패리티'(등가) 수준에 가까워졌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0.5% 하락한 달러당 6.6186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약 5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반면에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 43분 달러당 99.02엔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3년 11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화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한국 코스피는 3.09% 떨어진 1,925.24로 마감해 가까스로 1,900선을 지켰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7%대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4.76% 하락한 647.16에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2.30% 떨어진 8,476.99로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3시 3분 기준 4.64% 하락한 19,901.85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9% 빠진 2,869.09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 증시는 폭락세로 장을 시작할 전망이다. 트레이딩 플랫폼인 IG그룹과 CMC마켓에 따르면 영국의 FTSE 100 지수와 독일 DAX, 프랑스 CAC 40지수가 6∼7.5%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은 일제히 치솟았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0.09%를 기록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국채 금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국채 가격 올랐다는 의미다.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틈타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금 현물가격은 이날 12시 50분 온스당 1358.54달러까지 치솟았다.
반면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일제히 내렸다.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은 배럴당 50.11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브렉시트 공포에 짓눌려 5.21% 하락한 47.50달러까지 떨어졌다.
금융시장이 앞으로도 더 힘든 날이 남아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셰인 올리버 AMP 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로 결론이 나도 영국이 EU를 떠나기까지는 온갖 일이 남아있다”며 “우리는 영국이 EU와 어떤 것을 끊어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금융전문매체 포렉스라이브의 라이언 리틀스톤 통화 애널리스트도 지금까지의 금융시장 움직임에 대해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제부터는 진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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