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화폐원판 ‘호조태환권’ 62년 만에 환수

산업 / 황혜연 / 2013-09-02 13:50:07
국제 수사공조 한국 문화재 환수 첫 사례

▲ 한국 최초 지폐 원판인 대한제국 호조태환권(戶曹兌換券) 원판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던 한국 최초 지폐 원판인 대한제국 호조태환권(戶曹兌換券) 원판이 유출 62년 만에 한국으로 환수된다.

국제 수사공조로 형사절차를 통해 한국 문화재를 환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찰청과 문화재청은 27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의 수사공조를 통해 1951년 한국 전쟁 당시 미국으로 유출된 한국 최초 지폐인 호조태환권 인쇄원판을 국내로 환수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환수는 채동욱 검찰총장과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내달 3일 오후 3시께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성 김 주한미국대사로부터 원판을 전달받음으로써 완료될 예정이다.

호조태환권은 구화폐를 신화폐로 교환하면서 구화폐를 회수할 목적으로 발행한 환표다.

조선 고종 29년(1892년) 상설 조폐기관이던 인천 전환국은 50냥, 20냥, 10냥, 5냥 등 4종류의 호조태환권을 찍기 위해 원판을 만들었다. 그러나 전환국에서 제조된 호조태환권은 소각돼 발행되지 못했다.

이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라이오넬 헤이스는 1951년 덕수궁에 소장돼 있던 10냥권 원판을 입수해 미국으로 불법 반출했다.

반출된 원판은 가로 15.875㎝, 세로 9.525㎝, 무게 0.56㎏의 청동으로 돼 있다. 상단에는 ‘호조태환권’, 하단에는 ‘대조선국정부전환국제조’, 좌우에는 세로로 ‘호조’, ‘태환서’라고 적혀 있다. 중앙에는 ‘십냥’이라는 글자와 조선 왕실을 의미하는 세 발톱을 가진 용 2마리 및 꽃 문양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다.

이 원판은 2010년 헤이스 유족인 딸 캐시 보트가 미국 미시간주 옥스퍼드시 소재 경매회사에 경매를 의뢰하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이종철 부장검사)은 같은해 4월 이같은 첩보를 입수, “호조태환권 원판은 한국전쟁 중 도난된 유물로 경매를 하면 법에 저촉된다”고 경고했으나 ‘미드웨스트 옥션 갤러리’ 대표 제임스 아마토는 경매를 강행했다. 원판은 재미동포 한인고미술품 수집가 윤원영(54)씨에게 3만5000달러에 경락됐다.

이에 한국 대검 국제협력단과 미국 국토안보부 이민관세집행청은 2010년 6월 수사공조를 개시하는 한편 같은해 9월 양해각서(MOU)를 체결, 미 국토안보수사국-대검-문화재청간 3자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어 미 국토안보수사국은 지난 1월 경락자인 윤씨를 미국 연방장물거래금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호조태환권 원판을 압수했다. 2월에는 경매회사 대표 ‘미드웨스트 옥션 갤러리’ 대표 제임스 아마토를 장물 판매 혐의로 체포했고, 7월 몰수 절차를 완료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환수는 한국 문화재 환수 사상 국제 수사공조를 통해 이뤄진 최초 사례”라며 “한국과 미국 수사기관이 해외도피사범 강제송환 및 수사공조를 통해 쌓은 신뢰의 결과물”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검과 문화재청은 국제 수사공조를 통해 미국 LA박물관에 보관 중인 문정왕후 어보 등 해외 반출 문화재를 환수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장물 관련 처벌법이 있고 양해각서가 체결된 국가를 상대로 문화재 환수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