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회장은 “경영 환경 악화에 결연히 맞서기 위해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임원들의 급여 자진 반납이 불가피했다”면서도 “상무급 이하 직원들의 급여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농협중앙회와 농협지주 상무급 이상 임원들은 이 달부터 기본급의 10%를 자발적으로 반납했다. 지주사의 경우 임 회장과 김주하 부사장, 정연호 상무 등이 대상자다. 7개 계열사 임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32명에 이른다. 그는 일선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이 요구되는 것 아니냐는 말에 “비상경영체제 하에서 경영진이 솔선해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금융권의 고액 연봉에 비판이 제기된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권 고액연봉이 지적받을 때 농협이 거론된 적이 없지 않냐”고 반문한 후 “연봉체계를 조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적자점포 정리도 인력 감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70여일이 지났다. 그간의 활동 내역은.
“농협이 지향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아젠다(agenda)를 결정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우선 출범한 지 1년이 넘은 지주사의 조기 정착이 시급한 과제다. 건전성도 강화해야 한다. 또 금융 계열사 간의 시너지 뿐 아니라 농협의 큰 영역인 경제부문과의 시너지를 높여 수익성을 키워야 한다. 특히 비(非)이자수익을 올리기 위해 카드사업·방카사업·수수료기반사업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다행히 직원 개개인의 로열티가 굉장히 강하고, 주어진 목표의식에 맞춰 단결하는 능력도 뛰어나더라. 다만 전임 회장이 퇴임한 후 직원들이 겪었던 정체성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어서, 두 달간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지금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계열사별로 인식하는 과정인데, 빠르게 정립해가고 있는 중이다.”
-지역단위 조합과의 시너지를 높이면 새 영역을 발굴·확장할 수 있을 텐데.
“농협이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단위 조합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 농협금융이 전국 1160개 지점이 있다. 지역단 위 조합까지 합하면 5700여개나 된다. 어느 금융사도 갖고 있는 못한 굉장한 네트워크다. 또 서민·농민·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역량과 기법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그러나 이걸로는 부족하다. 자산운용·기업금융 등 다른 영역과의 발전도 같이 도모해야 한다.”
-금융그룹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Rebalancing)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는데….
“과거 5년치 은행의 당기순이익 기여도가 83%나 된다. 과도하게 쏠려있다. 자산구성 측면에서 은행과 보험의 순위는 4위 정도인 데 반해 증권은 14위로 매우 뒤처져있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 은행·보험·증권 등 3개 중요 영역의 밸런스가 맞춰질 수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투자증권 인수 진행 상황은.
“우리투자증권이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농협과 시너지가 발휘할 수 있는지, 우리가 어느 수준에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놓고 분석하고 있다. 예비입찰까지는 시간이 있다. 국내 1, 2위를 다투는 증권사 인수는 농협금융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KB금융과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이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직접 들은 바는 없지만, 정황상 KB금융도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이 있다. 임영록 회장과는 오랫동안 같이 생활해 친분이 두텁다.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게 어색하다. 어찌됐건 동일한 매물을 놓고 실력·자금력 등을 바탕으로 (인수) 경쟁을 펴야 한다. 공정하고 냉철하게 (경쟁)해 나가겠다. 시장에서 보는 시각에 대해 '옳다 그르다'라고 얘기하진 않겠다. 분명한 건 KB금융보다 농협이 인수하는 게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서도 이점이 많다. 농협의 경제사업 영역에서 비즈니스 찬스를 얻게 될 것이다. 또 전국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인금융 부문을 넓혀나갈 수 있다. 전문성을 보장하는 농협 문화도 매력적일 것이다. 과도하게 개입할 것이란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
-임원들이 급여의 10%를 자진 반납했는데.
“임원들의 급여 반납이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되지는 않는다. 비상경영체제 하에서 경영진이 솔선해 고통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봐달라.”
-적자점포 정리는 어떻게 돼가나.
“금융당국 방침도 있었지만, 적자가 계속되는 점포는 통합·이전·폐업 등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 지를 개별점포별로 검토 중이다. 점포 정리가 인원 감축을 뜻하지 않는다. 지점만 없애고 인력이 필요한 곳에 재배치하면 된다.”
-익스포저(exposure·위험노출)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던데.
“이미 발생한 부실여신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월 1회 (내가) 직접 주재해 잠재적 부실처리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은행만 보더라도 타사에 비해 부실여신비율이 다소 높다. 건전한 금융기관이 되려면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 게다가 여신심사 능력을 키우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농협금융의 현 리스크 관리 체계가 어떤 수준인 지 다른 금융회사와 견줘보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전산사고 재발 방지책은 세웠나. 정보·통신(IT) 부문 투자가 타사에 비해 미흡하진 않은가.
“일상적인 전산을 사고 없이 가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농협법에 따라 한 곳에 집중돼 있는 전산시스템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2017년 2월까지 하도록 돼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한 곳에 몰아 IT를 관리하면서 생기는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또 사업부문별로 각자 업무 특성에 맞는 전산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게 된다. (타 금융사와) 전산 투자 규모를 비교해본 적은 없지만, (작업 종료 후) 시스템 상으로는 타 금융사에 비해 뒤지지 않게 될 것이다.”
◇임종룡 회장은
1959년 전라남도 보성 출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과정 수료·오리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 과장·증권제도과 과장·금융정책과 과장·종합정책과 과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경제정책국 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재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다.
정리 : 홍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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