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빅3, 스낵시장 쟁탈전

산업 / 김세헌 / 2013-09-02 11:32:52
라면시장 성장둔화…스낵시장 약진에 ‘전략집중’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국내 스낵시장에 복고의 바람이 거세다.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시장상황에 옛것을 찾는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매우 분주하다.
한동안 스낵시장을 떠났던 팔도가 옛 스낵 브랜드를 재출시 하는가 하면, 업계 1위 농심도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장수 브랜드의 리뉴얼을 통해 시장 내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성장동력 부재로 고심하던 삼양도 스낵 브랜드의 리뉴얼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들 3개 업체는 모두 스낵과 함께 라면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 최근 국내 라면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른 돌파구로 스낵시장을 찾고 있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 팔도, ‘깨봉’ 등 중단했던 스낵 브랜드 부활
최근 팔도가 ‘깨봉’, ‘두부감빠’, ‘꽃게스낵’ 등 3종 스낵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가운데 ‘깨봉’과 ‘두부감빠’는 1990년대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제품으로 약 20년 만에 다시 소비자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깨봉’은 지난 1993년에 출시돼 많은 사랑을 받은 제품으로 참깨와 벌꿀을 함유, 고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특히 국내산 쌀가루가 들어 있어 바삭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인 스낵이다.
‘두부감빠’는 영양 많고 담백한 두부(19% 함유)에 고소한 참깨와 계란을 넣어 성장기 어린이 영양 간식으로 좋은 제품이다. ‘감빠’는 ‘감칠맛 있어 입맛을 다시다’는 순우리말이다.
‘꽃게스낵’은 꽃게농축액이 들어 있어 꽃게의 풍미를 살린 제품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제품이다.
팔도는 지난 2006년 라면과 음료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스낵시장에서 뛰쳐나간 바 있다. 이번에 7년 만에 사업 영역 확대를 선언한 것이어서 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팔도는 ‘깨봉’과 ‘두부감빠’가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대표간식일 뿐만 아니라 1990년대 팔도 스낵제품에 향수를 가진 3040세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팔도 관계자는 “스낵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팔도 스낵 브랜드에 대한 향수, 기존 영업조직의 활용 등을 고려해 스낵시장에 재도전하게 됐다”면서 “올해 스낵사업에서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에는 대용량 제품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팔도는 이번 스낵 재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 제품 판매량을 올리는 동시에 불경기 속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팔도는 스낵 외에도 라면, 음료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갖춘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신제품의 경우 인지도를 올리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편”이라면서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의 경우 이미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농심, 국민간식 ‘새우깡’ 앞세워 시장 공략 가속
팔도의 이번 스낵 3종 재출시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체는 다름 아닌 업계 최고인 농심이다. 팔도와 농심은 스낵 외에 라면 시장에서도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긴장의 촉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농심은 현재 스낵시장과 라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품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라면과 스낵 시장 점유율은 각각 64%와 37%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올해에도 스낵시장 정상을 어느 업체에게도 내줄 수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리고 그 승부수의 한 축으로 국민간식이라 불리는 ‘새우깡'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971년 처음 선보인 새우깡 판매는 지난 5월을 기준으로 75억 봉을 돌파한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50봉지의 새우깡을 구매한 것으로, 국산 스낵류 가운데는 처음이다.
새우깡은 소비자의 입과 귀, 눈을 동시에 즐겁게 하는 장수 브랜드 스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새우깡은 전통 간식인 뻥튀기에서 착안해 만든 국내 최초의 스낵이다. 특히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스낵으로 새우깡이 단연 1위로 꼽힌다. 가수 윤형주가 작곡한 ‘손이 가요 손이 가~’라는 CM송은 지금까지 사용되며 남녀노소를 불문한 대부분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우깡을 거쳐 간 광고모델만도 20여명이나 된다. 고인이 된 희극인 김희갑,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1990년대 아이돌 그룹 SES와 신화 등이 모두 새우깡 광고에 출연해 소비자의 눈까지 즐겁게 했다.
농심은 새우깡을 리뉴얼해 1위 제품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계획으로, 이와 함께 감자스낵 ‘수미칩’을 통해 올해 업계 1위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수미칩으로 생감자스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100억원을 투자해 감자 저장창고 건설을 마쳤으며 생산설비 증축도 완료한 바 있다.
농심은 무엇보다 국내 라면 시장의 구조적 성장 둔화로 지난해 매출액이 감소한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스낵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 삼양, 장수브랜드 ‘짱구’ 리뉴얼 통해 입지 확대
그동안 라면 시장에서 2등을 지켜 온 삼양식품은 팔도와 함께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로 가장 큰 수혜를 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선보인 제품들이 기대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데다 여러 경쟁업체에 밀리면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삼양은 스낵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삼양은 최근 대표적인 장수 스낵제품인 ‘짱구’를 리뉴얼한 ‘삼양 초코짱구’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제품 ‘삼양 초코짱구’는 기존 ‘짱구’에 진하고 풍부한 초콜릿과 땅콩을 뿌려 고소한 맛을 강조한 초코맛 스낵이다. ‘짱구’가 올리고당, 볶음참깨 등을 첨가해 달콤하고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삼양 초코짱구’는 스낵 표면에 진한 초코렛과 땅콩이 더해져 더욱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 1973년 출시된 ‘짱구’는 인지도 면에서 농심의 새우깡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삼양은 ‘짱구’가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만큼 이번 ‘삼양 초코짱구’ 출시를 통해 스낵 분야 정상궤도 진입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은 이를 위해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삼양 초코짱구’ 출시기념 행사로 SNS채널을 통한 시식 이벤트와 대형할인점을 대상으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삼양은 대용량 제품인 ‘삼양 초코왕짱구(275g)’도 출시해 수요실적을 늘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제과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도 잇따라 과거 단종됐던 제품을 최근 재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 역시 라면업체와 마찬가지로 과거 출시됐던 제품의 이미지를 이어오면서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성장기반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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