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음료, 오히려 해롭다

산업 / 전성운 / 2012-05-04 17:46:00
지나친 단맛, 비만 초래 가능성 높인다

상당수 부모들이 어린이음료가 일반음료에 비해 어린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구매하고 있지만 기대와는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뽀로로, 짱구, 로보카 폴리 등 만화캐릭터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 음료 17개 제품으로 대상으로 산도(pH), 당함량, 세균증식 시뮬레이션 시험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우선 17개 전제품이 산도(pH)가 낮아 어린이 치아손상과 충치 발생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제품 모두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유사한 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 산도가 낮은 pH 5.5 이하 상태가 지속되면 치아의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되어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음료 제조업체들은 산도를 낮게 한 이유로 맛을 좋게 하고 청량감을 높인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 치아가 미숙하고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료를 입에 오래 머금고 있는 경향이 있어 치아손상이나 충치발생 가능성에 노출되는 셈이다.


또 대부분 제품의 당 함량도 높게 나타났다. 17개 제품 모두 설탕·과당과 같은 당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감미료 등을 첨가해 단맛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음료를 섭취하는 성장기 어린이들이 단맛에 지나치게 길들여질 우려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특히 코카콜라음료의 쿠우오렌지(38g), 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맛(23g), 상일의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의 튼튼짱구(20g) 등 4개 제품은 한 병당 당함량이 17g을 초과해 어린이의 비만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마시고 남은 음료를 상온에 장시간 보관하면 변질돼 배탈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17개 음료 중 13개는 뚜껑 윗부분을 손으로 잡아 올린 후에 빨아 마시고, 마시지 않을 때는 다시 닫을 수 있는 피피캡 뚜껑으로 돼 있어 어린이들이 여러번에 나눠서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음료를 마실 때 침이 내부로 들어가 상온(25도)에서 4시간 이상 보관하면 세균이 크게 번식하게 된다. 실제 실험 결과, 4시간이 지나자 1ml당 일반세균수가 100만 CFU(세균계수단위)를 넘어 미생물학적으로 초기 부패 상태가 됐다. 특히 33도에서는 3시간만 지나도 초기 부패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부 제품은 ‘칼슘’, ‘비타민C 첨가’ 등을 강조해 놓고도 뒷면엔 강조된 영양성분의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 등 표시기준’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 고시 중 ‘식품 등 표시기준’에 따르면 은 제품 표면에 특정 영양소가 함유되었음을 강조한 경우,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영양성분의 함량과 영양소기준치에 대한 비율(%)을 뒷면에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로제트의 디보키즈업홍삼음료 트로피컬은 비타민C에 대해, 건강마을의 로보카 폴리 포도는 칼슘에 대해 제품 표면에 강조해 표시하고도 뒷면에 구체적인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표시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소비자원이 조사한 17개 어린이음료는 ▲광동비타500키즈포켓몬스터 복숭아(광동제약)▲귀여운 내친구 뽀로로 사과맛(코웰식품) ▲깜찍이 밀크아이스크림향(해태음료) ▲디보키즈업홍삼음료 트로피컬(로제트) ▲도라에몽 똑똑(조아제약) ▲튼튼짱구(조아제약) ▲헬로 팬돌이 블루(해태음료) ▲로보카 폴리 포도(건강마을) ▲유기농아망오렌지(상일) ▲자연은 튼튼(웅진식품) ▲초롱이 오렌지(웅진식품) ▲카프리썬 오렌지맛(농심) ▲코알코알 코알라 오렌지·망고(상일) ▲쿠우 오렌지(한국음료) ▲토마스와 친구들 사과(코웰식품) ▲아이키커 사과(한국인삼공사) ▲폴짝폴짝 콩콩콩 청포도맛(해태음료) 등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