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총 vs 제약협회, 리베이트 쌍벌제 후폭풍

산업 / 장우진 / 2011-12-12 14:01:56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이 제약업계 추가 리베이트 사례 수집 본격착수에 들어가면서 제약협회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의총은 제약협회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리베이트 쌍벌제를 주장해왔다며, 이는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제약협회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나 협회가 이에 응하지 않자 전의총은 제약업계 추가 리베이트 사례 수집에 나섰다.
전의총은 이번 일괄 약가인하에 대해 시기 등이 부적절하다며 이에 입장을 표명할 방침이나, 제약협회의 공개사과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제약협회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의총의 요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리베이트는 분명 불법적인 행위로써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는 사항이니 만큼 사과의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전의총, ‘제약협회는 공개사과해라’


전의총은 최근 제약업계 추가 리베이트 사례 수집에 들어갔다.
전의총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약사들이 의사들을 상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리베이트 약정서’를 입수했다”며 “제약협회는 이와 관련해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전의총에 따르면 현재 7곳의 국내외 제약사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 약정서’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의총은 이 외 제약사들에 대해서도 추가사례를 모집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전 회원들에게 공지사항을 보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전의총이 이 같이 제약협회를 상대로 칼 끝을 내세우는 것은 그 동안 제약협회가 세 차례에 걸쳐 리베이트 쌍벌제를 주장해왔으며 이로 인해 의사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것이다.
전의총의 노환규 대표는 지난달 29일 제약협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며 “제약협회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의 단초를 제공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노 대표는 “2009년 제약협회가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정부에 요청한 사실에 대하여 그 요청이 부족절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의료계에 사과해야 한다”며 “리베이트 제약사와 의사들의 윤리적 문제가 아니라 제약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그 동안 제약사들이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은 판매전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구조적 문제였음을 강조하면서, 이를 부도덕한 의사들의 요구에 의해 발생하는 것처럼 주장해 리베이트 쌍벌제가 탄생됐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독소조항들이 있어 의사들의 명예가 실추되는 만큼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약협회가 세 차례에 걸쳐 리베이트 쌍벌제를 요구한 내용의 언론자료를 첨부하는 등 적극적 움직임을 보였다.
아울러 정부의 일괄약가인하정책의 시기와 방법이 부적절하므로 이에 대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제약협회의 사과가 우선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제약협회는 리베이트쌍벌제 요구와 제약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해야 한다”며 “‘일괄 약가인하’라는 정부의 잘못된 약가조정 정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사과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 대표는 지난달 29일 한국제약협회 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며 제약협회에 리베이트쌍벌제 시행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제약협회, ‘사과할 이유 없다’


그러나 전의총의 이같은 주장에 제약협회는 무대응으로 답하고 있다. 사과의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리베이트는 반드시 근절시 돼야 하는 부분이며, 리베이트를 제공한 자와 받은 자 모두 처벌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지난 2007년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유리적 경영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2009년 유럽상공회의소(EUCCK)와 복지부간 체결한 윤리서약서에서도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내용이 충분히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정치권에서도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불법으로 간주하고 이를 처단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해왔다”며 “당연히 처벌받아야 할 부분에 대해 처벌하는 것인데 전의총이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와 유럽상공회의소는 지난 2009년 6월 ‘의약품업계의 윤리경영 정착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의약품 업계의 윤리경영 정착을 위한 윤리 서약서’를 결의한바 있다. 그러나 당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불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한 병원 관계자는 “리베이트 근절 등을 위한 자체적인 노력은 필요하지만 자국(EU)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EUCCK)가 주최하는 행사를 통해서 이를 서약하는 것은 자칫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불참사유를 밝혔다.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놓고 갈등 깊어져


리베이트 쌍벌제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시행됐다. 노 대표가 1인 시위를 한 날짜는 정확히 리베이트 쌍벌제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다.
복지부는 의약품·의료기기 거래와 관련된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고 유통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했다.
리베이트 쌍벌제란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관계자와 이를 수수한 약사·의사 등 의료기관 관계자 양측을 모두 처벌하겠다는 의도다. 기존에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자에 대해서만 처벌해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의사·약사 등은 더 이상 제약사로부터 판매촉진의 목적으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없게 됐다.
복지부는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과 함께 리베이트 단속 수사를 펄쳤으며, 제약사들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수차례 적발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종 리베이트 수법도 드러나 제약산업 구조의 총체적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 같은 리베이트 단속 강화로 인해 제약사들은 영업위축으로 부진을 겪기도 했다. 여기에 일괄 약가인하라는 태풍이 기다리고 있으며,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그 후폭풍은 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의사들의 명예도 실추됐다는 것이 전의총의 주장이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약(도매)업체로부터 의약품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약사는 면허정지 2개월에서 12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을 받도록 돼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의총은 제약협회에 공개사과를 해야한다는 ‘채찍’과 함께, 현재 제약사들의 가장 큰 고민인 일괄 약가인하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고 함께 제도개선을 해 나가겠다는 ‘당근’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약협회는 여전히 묵묵무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당분간 전의총과 제약협회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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