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세븐일레븐, 점주사찰 일파만파

산업 / 김세헌 / 2013-08-26 14:43:25
CCTV동원 등 상식밖의 점주 집중사찰 경악수준

▲ 최근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이 가맹점주의 대외적 활동을 집중적으로 모닝터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감시‧통제‧입막기‧보복 ‘불공정거래의 표상’
업계불황에 힘겨운 점주 가슴엔 ‘절망’의 말뚝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인 편의점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빙 스토어'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편의점 역시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과 마찬가지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가맹계약이 이뤄질 경우 개인이나 법인(Franchisee)은 가맹본부(Franchisor)의 상표나 상호, 운영방법을 사용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동시에 가맹점점주는 가맹비나 로열티 등 가맹본부에 권리 취득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이 모든 것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상생(相生)’을 추구한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편의점 가맹본부의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위험과 횡포에 시달리는 가맹점주가 늘어나고 있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울분을 폭로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어 사회경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이 가맹점주의 대외적 활동을 집중적으로 모닝터링한 사실이 언론과 인터넷 상으로 표출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가중되고 있다.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정보 바랐건만"
'상생의 탑' 아닌 '불신의 탑'만 솟아 올라
우선 가맹본부의 ‘보이는’ 위험으로는 과도한 로열티와 위약금 등을 꼽을 수 있다.

과거 경기도 광명에서 3년여간 편의점을 운영했던 박모(남ㆍ53세)씨는 운영적자로 인해 빚에 허덕이는 신세로 전락, 결국 얼마 전 위약금까지 뒤집어쓰며 급기야 폐점의 수순을 밟았다.

박씨와 마찬가지로 상당수 가맹점주들이 적자운영에 시달리는가 하면 최악의 경우 수천만원대의 위약금을 물고 생활 밑천까지 털리고 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사업시작 전 가맹본부의 청사진이 한 순간에 타버려 한 줌의 재가 되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가맹본부가 지닌 ‘보이지 않는’ 위험은 무엇일까. 바로 가맹점주 상당수가 가맹본부의 감시와 통제로 인해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국가권력의 민간인 사찰, 인터넷 신상털기와 같은 행태가 이제 편의점 가맹본부에 의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참여연대와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을 상시적으로 사찰, 감시하는가 하면 회유책을 쓰거나 확약서로 압박하는 등 갖가지 공정하지 못한 행태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불황 속에서 좀 더 체계적인 운영정보와 지식이 절실한 가맹점주들에게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가맹본부의 상업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어서 일반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온라인카페‧SNS 등 집중 모니터링
"모멸‧허탈감 심지어 경이로움마저"
감시와 사찰은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터넷카페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활동은 주로 가맹본부의 불합리한 관행이나 조건 등을 토로하는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가맹본부는 상시적인 온라인 감시를 통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글을 올린 가맹점주들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가 하면, 심지어 사업상 불이익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화성에서 수년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남ㆍ47세)씨는 가맹본부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가맹점주를 감시한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들어내면서 “그들의 감시방식에 일종의 경이로움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할 상도를 저버린 느낌마저 들어 무척 허탈하다”면서 “앞으로 이 같은 불편한 관계를 얼마나 더 지속해 나가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외에도 가맹본부 영업담당자가 예고 없이 점포를 수시로 방문해 놀라게 하는가 하면, CCTV와 업무용 컴퓨터를 감시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불편과 불익을 줬다는 일부 가맹점주들의 설명이다.

가맹본부는 특히 이러한 일련의 감시활동을 통해 가맹점주들을 점수 혹은 등급으로 나눴는데, 낮은 점수를 받거나 충성도가 떨어지는 가맹점주들에겐 영업지원이나 장려금을 일부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 '사실무근' 일관
가맹점주들 "비밀리에 자행"
감시와 불이익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설명과 달리 세븐일레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홍보팀 관계자는 토요경제와 전화통화에서 “회사는 논란이 일고 있는 온라인 카페의 ID가 없을뿐더러 카페활동을 통해 사측에 불이익을 준다는 이유로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하거나 불편을 가하는 일이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각 점포 영업담당들이 가맹점의 현황을 보고하고 관련 부서와 연결되고 있지만 업무 이외에 가맹점주의 활동에 대한 감시는 일체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활한 업무활동 차원에서 가맹점주들이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카페의 공지사항이나 게시판 등 회원이 아니어도 열람이 가능한 글에 대해서는 열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실 확인 차원에서 기자에게 세븐일레븐경영주협의회 이모 회장의 개인연락처를 전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개인전화기는 장시간 꺼진 상태로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수차례 시도했지만 전화연결은 실패로 이어졌다.

세븐일레븐 측의 이러한 설명에 대해 서울 강서지역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51)씨는 “(가맹본부의 감시활동은)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라며 실망스런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사태의 정황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가맹본부는) 인터넷카페 회원들의 글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개개인을 대상으로 반박하기도 한다”면서 “카페를 모니터링하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회원의 경우 본사로부터 피해를 당한 경우 카페에 글을 올려 본사 담당자와 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절망 아닌 희망을 캐고 싶어"
가맹점주 권익보장, 향상해야
사실 편의점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행위는 언론에서 수개월간에 걸쳐 보도되며 대기업 불공정거래행위의 표상으로 떠올랐다. 가맹본부와 관련 협회 등에서는 현재의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점주들과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점주모임 카페에서 다른 점주들과 소통하며 정보 교류하는 것을 두고 문제화하는가 하면, 해당 점주를 상시적으로 사찰해 문제점을 찾아 계약을 위반했다며 불이익을 준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영업에 지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되는 점주에 대한 민형사소송제기,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발설하지 않겠다’는 확약서 작성 등 불공정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최근 가맹점주의 권익 향상을 골자로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편의점을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계에 작은 희망을 주고 있다. 물론 통과된 개정안은 가맹본부의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가맹본부의 불공정 관행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가맹점주의 고충과 애로사항이 점차 해소될 것이란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현재 편의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또 편의점 사업을 꿈꾸는 이들 모두 현재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체적 난국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강서지역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편의점 사업을 통해) 더 이상 절망이 아닌 희망을 캐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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