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혔다면 ‘대상포진’

산업 / 강수지 / 2013-08-19 17:21:47
피부 병변 발생 72시간 내 치료 필요해

무더위 날씨에 급증하는 대상포진 환자
환자 35.4%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


찌는 듯 더운 날씨에 대상포진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상포진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전체 진료인원은 41만7273명에서 57만3362명으로 연평균 8.3% 증가했다. 연령별 대상포진 진료환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50대가 25.4%로 전체 연령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60대 17.8%, 40대 16.2% 순으로 중고령층이 높게 나타났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기온이 높은 7~9월에 진료인원이 증가했다. 5년간 평균 환자 수는 8월에 6만73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9월이 5만9861명, 7월 5만9547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인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름에는 더위로 인해 체력이 떨어져 대상포진이 더 많이 나타난다”며 “체력 보충이나 만성 질환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상포진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원인 병원체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로, 어린이가 흔히 걸리는 수두의 원인체인 수두 바이러스와 동일한 바이러스다.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이 약해질 때 갑자기 증식,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피부 염증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통증과 한쪽으로만 띠 모양을 나타내는 물집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심한 경향을 보인다. 특히 노령 환자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주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는데 중요한 것은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피부 병변 발생 후 72 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남준 교수는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에는 침범 부위에 따라서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일반적인 예방법 외 백신 등을 사용해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성인의 대부분이 수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론상으로는 전 국민이 대상포진을 앓을 수 있다”며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량이 충분치 않지만 백신을 통해 예방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또 “대상포진은 원래 특별히 계절적 요인이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더위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자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나이가 많을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감소하는 등 만성질환 빈도가 높아지니 체력을 보충하며 만성질환에 대해 관리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고통에 마약성 진통제 필요
대상포진 환자의 절반 이상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 받아야 할 만큼 고통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개 대학병원에 내원한 대상포진 환자 1만9884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6.7%(1만1270명)의 환자들이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필요한 상태였으며 전체 중 약 7%(1368명)의 환자는 통증과 합병증의 정도가 심해 입원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포진은 초진 당시 다른 질환으로 진단ㆍ치료 되는 경우도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조사에서 타 질환으로 오인됐던 환자는 8.4%(1,667명)나 됐다. 이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해 심각한 통증과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대상포진은 피부 병변이 완전히 치유된 후에도 통증을 가져오기도 하는데, 이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때문이다.

환자 중 35.4%(7048명)가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후유증은 90.9%(6409명)를 차지한 ‘통증’이었다. 이들 중 38.3%(2456명)는 ‘매우 심각한 통증’을, 2.7%(174명)는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고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구성심병원 통증의학센터에 따르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노인이나 면역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발병하고, 만성 통증 증후군으로 상당한 괴로움을 준다.

백철민 청구성심병원 통증의학센터장은 “짧으면 수개월, 길면 수년 동안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통증 양상은 다양하다”며 “피부에 무언가가 지나가는 듯한 이상감각, 머리카락이 닿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이질통, 지속적인 통증에 따른 우울증 등의 심리적 곤란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 통증수치는 통증척도(VAS) 80 수준이다. 산통(VAS 90)에 비유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청구성심병원 통증의학센터는 최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위한 통증관리 치료법을 도입, 운영 중이다.

백 센터장은 “피부 이상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도 통증이 남는 경우가 대부분인 대상포진은 눈 주변에 생길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고, 뇌수막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뇌수막염까지 진행되는 무서운 병”이라며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휴식으로 면역력을 키워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상포진 예방법으로는 수두예방주사, 대상포진백신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주변에 대상포진 환자가 있다면 어린이와는 격리시키고, 수건 등을 따로 사용해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대상포진의 후유증으로는 ▲각결막염 등 안구손상 5.6%(392명) ▲청각이상 및 어지러움증 1.7%(118명) ▲대소변이상 1.2%(84명) ▲안면마비 0.6%(45명) 등이 있다.

또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은 재발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사 결과 전체 환자 중 약 4%(822명) 정도가 재발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계영철 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은 “대상포진은 피부과 입원 환자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발병 빈도가 상당히 높은 질환”이라며 “치명적 통증과 신경통 등 후유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초기에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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