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메이드 인 차이나’가 몰려오고 있다”

산업 / 김태혁 편집국장 / 2014-10-10 17:01:39

[토요경제=김태혁 편집국장] 지난 4일 막을 내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만명이 넘는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입은 유니폼에는 ‘361˚’란 생소한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361˚는 이번 대회 공식 후원을 맡은 중국의 스포츠 브랜드다. 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이미 중국내 매장 8000여개를 가진 대형스포츠기업이다.

한 발 더 나아가 ‘핸드폰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중국은 저가 스마트폰을 10월부터 국내 시판한다.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아너6’는 반값 마케팅을 내세워 국내 핸드폰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에서 3위(6.8%)를 차지한 업체다.

유아용품 전문 제조 업체 ‘아가방’이 최근 중국 회사로 넘어갔다. 국내 최초의 유아 브랜드로 출발해 '국민 유아복'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가방’이 저출산 파고를 넘지 못하고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으로 넘어간 것이다. 랑시그룹은 한국 1위 기업 아가방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내세워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유아용품 시장에 파고 들어갈 전략이라고 밝히고 있다.

더 이상 ‘저가 왕국, 짝퉁 대륙’으로 오명을 떨쳤던 중국 기업들이 아니다.

자본력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과 한국 땅에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쌍용자동차를 중국 기업이 인수할 때 만 해도 심각성을 덜 했다.

중국이 미래의 위협이 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10년 뒤나 20년 뒤쯤 다가올 것 처럼 보였던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는 이미 한국의 코앞까지 왔다. 중국의 맹추격은 이제 특정 분야를 한정짓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가장 놀랄만 한 것은 한류의 본고장 국내에서 중국 기업들이 PPL(간접광고)시도 한 것이다. 최근 종영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쥐메이사의 배송상자가 나온다. 배우 박하선이 중국 타오바오사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식당을 예약하는 장면이나 중국 리오 칵테일이 소품으로 나온 드라마도 등장했다.

차이나머니의 투자는 더 심각하다. 한국에 대한 투자분야가 복합리조트 건설과 같은 부동산 개발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종합 관광·레저, IT, 의류, 문화콘텐츠, 식품 분야 등 다방면에 침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1∼9월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FDI)가 신고금액 기준으로 10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0.4% 급증했다. 여기에 대만, 홍콩 등을 중화권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가 89.8% 늘어난 30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세계 명품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몇년새 중국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 명품시장을 정조준한 ‘메이드 인 차이나’ 명품들이 속속 나왔다.

아예 해외 명품그룹이 투자해 설립한 중국 명품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샹시아(上下)’다.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를 운영하는 에르메스 그룹이 지난 2007년 투자해 설립했다. 샹시아는 프랑스 유학파 출신 중국인 디자이너 장충얼을 주축으로 중국 전통 장인정신을 현대화한 명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도 범접할수 없는 수준이다. 웬만한 생활용품과 귀금속은 수천만원대다.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는 중국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 경제에 또 다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기회와 위기 속에서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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