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업의 또 다른 사회공헌 '사내벤처'

산업1 / 여용준 / 2017-09-08 14:01:39
1996년 시행된 직장 내 벤처 창업지원 프로그램<br>네이버·인터파크·SK엔카 등 사내벤처 출신 대형기업 성장<br>4차 산업혁명 인큐베이터 역할…政, 내년 100억 지원
사내벤처에서 탄생해 대형 IT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와 인터파크.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창업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뜻이 맞는 사람들을 이끌고 회사를 만들어 정상적인 궤도까지 키워내는 일은 굉장한 노력과 신중함을 요구하는 일이다. 특히 회사를 경영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모든 게 낯설고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 어려운 일을 누군가 도와준다면 어떨까?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1996년부터 ‘사내벤처’를 운영하고 있다. 사내벤처는 기업이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신규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내부에 독립된 조직을 주는 제도로, 대기업 안에서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사내벤처 육성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100억원을 편성하기로 하면서 다시 한 번 사내벤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SDS와 데이콤, KT가 사내벤처를 처음 운영했고 이 중 데이콤의 사내 소사장 제도로 있던 인터파크가 처음 분사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또 네이버 역시 삼성SDS에서 분사해 국내 대표 포털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1999년 벤처 붐이 일면서 사내벤처는 더욱 활성화됐고 현재 삼성전자와 현대차, LG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사내벤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촌협력재단(협력재단)이 공동으로 ‘사내혁신 및 사내벤처 창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내벤처 및 분사창업 사례로 삼성전자 C-Lap과 여기서 첫 번째로 분사한 이놈들연구소를 소개했다.


삼성전자 C-Lap은 2011년 창의연구소로 처음 출범해 지난해까지 50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했다.


이놈들연구소는 체전도 유닛을 통해 손가락으로 통화할 수 있는 ‘시그널(sgnl)’을 개발한 곳이다. 시그널은 스마트 시계줄로 사용자가 제품을 손목에 차고 손가락을 귀에 대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지난달 열린 ‘스마트 디바이스쇼 2017’에서는 삼성전자 C-Lap에서 분사한 모닛과 웰트의 제품들이 소개됐다.


모닛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베이비케어 시스템으로 습도·온도 관리는 물론 센서를 통한 기저귀 상태 점검도 가능하다. 웰트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로 남성복 벨트에 모듈을 장착해 이용자의 걸음수와 배변·식사습관, 운동략 등을 측정하는 기기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C-Lap에서는 이들을 포함해 모두 25개의 벤처기업들이 분사한 상태다.


사내벤처의 가장 성공사례는 네이버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는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한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1997년 사내벤처로 시작한 ‘네이버컴’이 모체다. 1999년 삼성SDS에서 분사해 설립된 네이버는 현재 시가총액 24조원의 국내 대표 포털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5년 사내벤처제도인 ‘컴퍼니인컴퍼니(CIC)’를 도입했다. 이후 올해 초 ‘인큐베이션 스튜디오’로 이름을 바꾼 후 지난 7월 첫 프로젝트인 ‘타르트’를 공개했다.


‘타르트(Tarte)’는 단순한 ‘TO-DO’ 리스트 관리를 넘어 해야 할 일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로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먼저 출시됐다.


혁신제품 아이디어를 토론하는 LG 신입사원들 모습. <사진=LG>

삼성전자 외에도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0년 ‘벤처플라자’를 설립해 17년째 사내·외벤처를 지원하고 있다. 초창기 자동차 관련 사업 위주로 투자를 진행해왔으나 현재는 자동차와 무관하더라도 사업성이 있다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벤처플라자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있지만 벤처기업 지원활동은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LG는 지난 2013년 사내 포털인 ‘LG라이프’를 통해 공모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2014년 ‘퓨처챌린저’ 발대식을 가졌다. LG는 현재 퓨처챌린저에 약 2만2000건의 아이디어가 공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아이디어들은 아이디어들은 다양한 직군과 직급으로 구성된 150명의 사내 ‘아이디어 컨설턴트’에 의해 평가와 보완을 거쳐 사업화에 이르게 된다.


SK는 SK플래닛을 중심으로 2002년 사내벤처제도를 처음 도입해 2011년 ‘플래닛엑스’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000여 명에 이르는 직원 누구라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팀장이 돼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다. 앞서 SK는 지난 1999년 사내벤처를 통해 오늘날 SK엔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카카오는 과거 다음 시절에 ‘넥스트인큐베이션스튜디오(NIS)’를 통해 사내벤처를 발굴·육성했다.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 비교 서비스인 ‘카닥’이 이곳에서 시작해 분사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앞으로 5년동안 사내벤처 3000여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기부와 협력재단은 ‘상생서포터즈 사내창업’라는 프로그램으로 내년에 1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 확보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내벤처창업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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