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금호타이어 향배는…다시 박삼구 품으로?

산업 / 민철 / 2017-09-06 15:34:25
매각 협상 사실상 결렬, 채권단 결정만 남아<br>추가 매각 가격 인하 요구에 채권단 ‘수용 불가’<br> 매각 불발로 박삼구 회장 ‘인수’ 기회 마련<br>한계점 이른 ‘박삼구-채권단’, 관계개선 될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매각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금호타이어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금호타이어가 다시 박삼구 회장 품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매각 협상이 결렬 수순을 밟고 있는 데는 더블스타가 최근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를 이유로 추가 가격 인하 요구가 발단이 됐다. 채권단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각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고용보장과 사업장 보전 등을 내세웠지만 더블스타의 추가 가격 인하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955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한 데 이어 실적 악화 보상으로 1550억 원, 여기에 추가적으로 800억 원을 깎아 달라고 제안했다. 매각대금이 원금 이하로 떨어져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채권단 입장에선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주식매매계약 해지 요구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데다 더블스타측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재협상 여지도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채권단 내부에서도 매매계약 해지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협상 개시 1년 만에 결국 매각 결렬로 귀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매각 협상 무산은 표면적으론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로 비롯됐지만 박 회장의 ‘의도한 협상 결렬(?)’로 채권단은 의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놓고 채권단과 박 회장은 매각 협상 내내 마찰을 빚어왔다. 급기야 채권단 내부에선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론마저 거론되기도 했다. 박 회장의 ‘매각 판깨기’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기저에 깔려있다.


채권단은 지난 6월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에 관한 요구를 금호 이사회가 거부하자 “매각이 무산되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반드시 현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할 것”이라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 유지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그간 상표권 사용료율을 0.2%에서 0.5% 인상하고 사용권 사용기간 ‘20년 보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채권단이 한 발 양보해 이를 수용했지만 박 회장측이 다시 미진출 지역 상표권 사용 제한, 더블스타 회계장부 열람 등의 조건을 달면서 양측간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이러한 채권단의 의심의 배경에는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무산되면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양측간 관계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한편으론 채권단과 박 회장간 관계가 한계에 다다른 만큼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합친 기업 정상화 방안 적용에 대한 예상이 나온다.


일단 박 회장은 채권단에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6일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과 관련해 “채권단과 함께 방법을 찾겠다”며 “어떤 방안이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성의있게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단의 협조 없이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하다”며 “채권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함께 방법을 찾겠다. 현재로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으로 우선 경영진에 오는 12일까지 강도 높은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 등 현 경영진 앞으로 유동성 문제 해결, 중국사업 정상화, 국내 신규투자 및 원가경쟁력 제고 방안 등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을 내지 않거나 채권단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 퇴진까지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박 회장 측이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성공시킬 경우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박 회장에게는 우선매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다 향후 채권단 측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를 허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호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박 회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 6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379억원, 올해는 1분기만 60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국내완성차 업계의 고전, 고무 등 원자재가격 인상, 국제 수요둔화, 대북리스크 등 악재가 중첩된 상황에서 박 회장도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매각 불발로 당장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이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3000억 원 규모의 채권 회수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박 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중국 사업은 합작을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우선 상대가 있어야 한다”며 “(중국여신상황 압박 등에)정상화안을 제시하고 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무산에 따른 책임론이 예상되지만 지금은 책임론을 가르기 전에 경영정상화를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라며 “채권단과 금호 모두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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