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살리자…산은·수은, 혈세 2조9천억 투입

산업 / 이경화 / 2017-03-23 13:07:24
총 7조원 지원…금융당국 “채무재조정 성공 시 3조면 정상화 가능”


▲ 금융당국이 ‘혈세를 쏟아붓는다’는 비판적인 여론 속에서도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2조9천억 지원을 결정했다. 거제 대우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23일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채권은행과 회사채 투자자들이 3조8000억 원에 달하는 출자전환과 채무조정에 합의하면 신규자금 2조9000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 2015년 10월 4조2000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2년도 채 안 돼 또다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게 됐다. 총 7조1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돈을 지원하는 곳은 국책은행이지만 결국 국민 세금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최다채권자인 수출입은행은 이날 대우조선 추가 구조조정 추진방안에 대해 이 같이 발표했다. 산은과 수은은 각각 50%씩 분담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대우조선을 워크아웃이나 법원의 회생절차에 집어넣지 않고 대신 모든 채권자가 손실을 나눠진다면 국책은행이 새로 2조9000억 원을 투입해 대우조선을 살려낸다는 복안이 깔렸다.


“은행 대출 80% 출자전환하라”


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채권은행 등 이해관계자에게 채권의 출자전환과 만기연장을 제안했다. 우선 1조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경우 채권자들에게 절반은 출자전환으로, 절반은 만기연장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만기연장분의 금리는 3% 이내다. 또 시중은행이 보유한 7000억 원의 무담보 채권은 80%를 출자전환하고 20%는 만기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산은과 수은은 1조6000억 원의 무담보 채권을 100% 출자전환할 방침이다. 새로 투입할 자금의 2조9000억 원도 이 같은 채무재조정이 이뤄졌을 때를 가정해 산정한 것이다. 산은은 앞으로 5년간 대우조선의 부족자금을 최대 5조1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서 회사채·CP 채무조정 1조5000억 원, 기존 4조2000억 원 유동성 지원액 중 남은 돈 4000억 원, 채무조정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분 등 3000억 원을 제외한 2조9000억 원을 산은과 수은이 절반씩 마이너스통장 형태(한도방식)로 신규 대출해주기로 했다.


“사채권자 출자전환 무산 시 P플랜”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사채권자들이 출자전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으로 올 하반기 대우조선의 재상장 방안을 내놨다. 전환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채권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P-플랜으로 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채권자와 은행들의 자율 채무조정 합의가 무산되면 법적 강제력을 활용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통상 회생절차를 추진하면 일정기간 정상 경영이 불가능하고 선박 건조중단·공정지연 등이 발생해 사실상 청산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자율 채무조정과 신규 자금 투입 방안이 성공할 경우 오는 2021년에는 현재 2732% 수준인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이 257%로 줄고 영업이익도 현재 13% 적자에서 1%내외의 흑자를 기록해 이자비용을 스스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에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대우조선 숨통…과제는 산적


대우조선은 일단 한숨 돌리긴 했지만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공적자금 추가 투입에 따른 각계의 비판을 고려할 때 어떻게든 자생력을 키우고 근본적인 사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오는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결정에 따른 회사의 입장과 향후 정상화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정부와 회사 측이 그동안 밝힌 방안을 종합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해양플랜트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경쟁력 높은 상선과 방산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어떤 식의 구조 개편이던 상당한 폭의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조직 내부는 물론 선주들에게도 이를 잘 설명해 더 이상의 진통 없이 매끄럽게 진행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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