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듯 익숙한 맛…올해 식품업계 복고 바람

산업 / 이경화 / 2017-09-01 15:16:09
‘구관이 명관’…인기 단종상품 부활·기존 상품 콘셉트만 바꿔 재출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올해 식품업계 대세는 복고다. 1일 농심은 8년 만에 단종됐던 감자탕면을 재출시하며 맛이 강한 감자탕의 풍미를 더했다. 진한 국물을 위해 기본 분말스프 외에 후첨 액상스프를 추가했고 감자와 우거지, 청경채 등 건더기를 넣어 씹는 맛도 살렸다. 또 감자탕은 라면사리와 잘 어울리는 탕류인 것에 착안해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로 국물라면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감자탕면은 올해 농심에서 출시하는 첫 국물라면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상반기 볶음너구리, 참치마요큰사발 등 비빔 제품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국물라면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감자탕면으로 라면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최근 무한도전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예인 배정남을 모델로 내세운 새로운 감자탕면 광고를 시작으로 다양한 고객접점 판촉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푸드도 9년 만에 옛날군만두를 재출시하며 바삭하고 고소한 추억의 그 맛을 살렸다. 옥수수 전분을 넣어 얇고 바삭하게 만든 피 안에 국내산 돼지고기, 쫄깃한 당면, 엄선한 야채로 속을 꽉 채워 고소한 맛은 더 강화했다. 만두 약 50개가 든 1kg 대용량 제품으로 가성비도 높였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옛날군만두의 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있어 이번에 재출시하게 됐다”며 “고객들에게 예전 그 맛을 그대로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수제품을 변형해 내놓은 다양한 신제품들이 공전의 히트를 치는 경우도 있다. 롯데제과는 최근 아이스크림인 수박바의 색깔을 변형한 거꾸로 수박바를 출시해 열흘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이어 선보인 아!그칩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그칩은 10년 전 인기 제품이던 아우터를 변형한 제품으로 감자가 주원료인 삼각 입체형 스낵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아!그칩의 첫 해 매출액은 100억 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리온이 재출시한 마켓오 리얼초콜릿과 포카칩 구운김맛 또한 단기간에 각각 매출 27억 원·2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하며 재전성기를 맞고 있다. 해태제과도 12년 만에 토마토마를 통해 재출시 열풍에 합류했으며 빙그레의 아이스크림인 메로나, 요맘때, 참붕어싸만코 등도 돌고 도는 유행 속 추억의 불량식품을 연상시키는 젤리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식품업계가 복고열풍을 따라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업계에서 어린 시절 추억을 가진 중장년층과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입맛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미 한번 인기를 얻어 검증된 제품은 실패 위험이 적다”며 “빙과·스낵 신제품은 계속 쏟아지고 있지만 이전 허니버터칩처럼 히트 상품을 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소비자 입맛이 보수적인 탓에 완전히 새로운 제품보다는 과거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리뉴얼 제품이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다만 이는 고객 충성도와는 별개로 신제품 시장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식품기업들의 평균 연구개발(R&D) 비용은 매출액 대비 0.76%에 불과했다. 식품업계가 단종 제품 재출시·기존 상품 콘셉트 변경에 공을 들이면서 신제품 개발에 소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박 상품에는 모방 상품이 꼭 따라붙지만 베낀 상품은 소비자들이 쉽게 식상해하고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다”면서 “결국 원조 제품들만이 살아남고 있는 만큼 업체들이 복고식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안정적인 수익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고객의 관심과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 새로운 메뉴개발, 고객층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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