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등 4개사, 분할·합병 승인…10월 지주사 출범

산업 / 여용준 / 2017-08-29 15:25:14
주주 90% 압도적 찬성표…시총 최대 4조8천억 예상<br>순환출자 고리 해소…'일본기업' 이미지 탈피<br>신동빈 회장, 지배력 강화…韓日 '원 리더' 우뚝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사는 29일 오전 10시 일제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안건을 통과시켰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마지막 사내절차를 마무리했다. 앞서 롯데소액주주모임의 반대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방해가 있었지만 분할합병을 의결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이로써 롯데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단순화시켰다. 이와 함께 일본과의 관계도 끊고 신동빈 롯데 회장의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지배구조 개선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지난 4월, 롯데제과 등 4개사의 이사회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주총 안건은 각 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의결권 수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원안대로 승인됐다. 4사 모두 참석 주주의 90%에 가까운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았다.


이날 주총에는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도 참석해 주총의 적법한 진행에 대해 충분한 검사권한을 행사했으며 기타 분할합병과 관련된 다른 안건도 상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승인했다.


이로써 4개 회사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되고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회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돼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10월 초 출범한다.


분할합병 기일은 10월 1일이 되며 4개 회사(사업부문)의 주식은 오는 10월 30일경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주식 역시 10월 30일경 변경상장 및 추가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된다.


증권가에서는 롯데 지주회사의 시가총액이 4조1000억~4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대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사의 브랜드 수익가치를 LG·SK와 동일한 요율로 적용해 산정하면 롯데 4개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분할합병 이후 0.4∼5.6%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롯데와 재계에서는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출범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국민연금기금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및 기관투자자들도 롯데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찬성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 검토할 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나선 바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연합>

◇ 순환출자 고리 끊고 신동빈 회장 지배력 강화


한편 롯데는 이번 지주사 출범으로 여러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먼저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 고리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2015년 416개에 달했던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를 현재 67개까지 줄였으며,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18개까지 줄어들게 된다.


현재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가진 순환출자 고리는 각각 63개와 54개이며 두 회사는 이 중 50개 고리를 공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도 모두 순환출자로 연결돼있다.


이 중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가진 순환출자 고리만 없애도 그룹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되는 셈이다.


롯데지주가 출범하면 사별로 흩어져 있는 계열사 지분이 합병 투자회사로 모이면서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고 지배구조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일본 주주들의 지배력이 약해지면서 그동안 달고 다녔던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은 호텔롯데가 해왔고 호텔롯데의 지분 98% 이상을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을 둘러싼 ‘일본기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롯데지주가 출범하게 되면 지주사가 보유하게 될 계열사 지분이 호텔롯데보다 많아지게 된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늦어지면서 완벽하게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진 못하지만 일본계 주주의 영향력은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롯데는 당초 지난해 6월부터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한 바 있었으나 비자금 수사와 최순시 게이트 등 여파로 장기간 상장이 지연된 상태다.


이밖에 롯데 지주사 출범으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우호지분이 늘면서 그룹에 대한 지배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지주사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20%에 달하고 우호 지분을 포함하면 신 회장 측 지분율이 5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 오너 지분율이 높은 롯데제과와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전환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였다”며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복잡한 지배구조가 간단해지고 지주사에 대한 대주주 일가의 직접 지분이 생성돼 그룹 지배력 강화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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