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금리인상’ 예견에도 뒷짐만

산업 / 이경화 / 2017-03-13 16:45:20
금통위 회의 12→8회로 축소, 이달 금통위 안 열려


▲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이 확실해 보이지만 대통령 탄핵에 따른 국정 공백 속에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물론 총재 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금융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한은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FOMC의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에 열리는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된 재료여서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연준이 미국 경제의 전망이나 향후 금리 인상 속도 등에 관해 어떤 신호를 주느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각국 중앙은행과 세계 금융시장이 연준의 FOMC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유사시 기준금리 조정 등의 조치에 나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에 열리지 않는다. 올해부터 기준금리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금통위 횟수를 12번에서 8번으로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는 23일에 금통위가 열리긴 하지만 이는 기준금리를 결정하지 않고 금융안정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다. 기준금리를 논의·결정하는 금통위는 내달 13일에 예정돼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 횟수 축소는 미국 통화정책 방향의 영향을 고려하고 대응하기 위해 조절한 것이며 23일 열리는 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시장의 상황을 점검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에는 한은이 금융시장과 소통할 기회인 총재의 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은이 23일 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 이후 총재의 기자회견 대신 담당 부총재보가 주요 논의사항과 점검내용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총재의 기자회견 취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한은 입장이다. 하지만 취소가 확정되면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이후 달라진 금융시장 상황과 중앙은행의 대처 방향에 대한 한은 총재의 설명을 들을 수 없게 된다.


중앙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은 금융시장에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를 주고 시장과 소통함으로써 통화정책의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와 중국의 사드 배치 관련 경제보복, 미국의 금리 인상과 보호 무역주의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은 총재의 소통기회마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부터 해외출장을 떠나기 때문에 FOMC 결과가 발표되는 16일에는 자리를 비우게 된다. 이번 해외출장은 독일과 스위스에서 각각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회의, 국제결제은행(BIS)·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총재뿐 아니라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참석하기 때문에 재정과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두 수장이 모두 자리를 비우게 된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해외출장이나 금통위는 이미 정해진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 해도 총재가 시장과 소통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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