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카뱅] 새로운 시각으로 금융권 '돌풍'

산업1 / 유승열 / 2017-09-07 10:39:28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다…고객 수 300만명 달성 눈앞<br>업무처리능력, 건전성 관리 등 풀어야 할 숙제 '산적'<br>'메기' 되기엔 부족…은산분리 완화 등 지원사격 필수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오는 27일 출범 한 달을 맞는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은행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금리경쟁력과 쉽고 간편한 이용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다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채우기에도 부족한 시스템과 혁신적 서비스 부재를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은산분리 완화를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 출범 한달…돌풍의 핵으로 우뚝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 기준 카카오뱅크의 계좌개설수는 291만건을 기록하며 고객 수 300만명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고객이 돈을 맡긴 수신(입출금예금 및 예·적금 포함) 잔액은 1조8000억원을, 고객이 돈을 빌린 여신대출 실행 금액 기준, 한도 설정 후 미 실행 잔액은 제외) 잔액은 1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체크카드 발급 신청 건수는 204만건이었다.


이같은 호성적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혜택과 서비스를 구성했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기존 은행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개념들을 깨버렸다는 것이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편의성·간편성을 살리기 위해 서비스 전반을 이용자가 있는 곳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기존에 사용하던 다른 은행 계좌를 활용해 실명을 확인한다.


적금·정기예금의 경우 연 2.0%(1년 만기)로 높으며 300만원 이내의 소액 신용대출(일명 '비상금대출')은 최저 3.5%다. 한도가 1억5000만원인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2.86%다. 중금리대출의 경우 신용 7등급으로 평가돼 저축은행에서 연 19%의 금리를 적용받던 대출자들은 카카오뱅크에서 5등급으로 분류돼 연 6%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이같은 장점으로 금융권에 돌풍을 일으키자 은행들도 맞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1%대에 불과한 예금 금리도 각종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2%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1%로 은행권 내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고객들이 낮은 금리가 매력인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대출에 눈길을 돌리자 시중은행들도 마이너스 대출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며 맞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절반의 성공…풀어야 할 숙제 '산적'
카카오뱅크가 갖고 있는 한계는 있다. 우선 폭발적인 고객 유입을 따라잡지 못하는 업무처리능력이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트래픽이 유관기관들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면서 대출신청은 원활하게 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안내문구만 뜰 뿐이다. 콜센터에 전화를 해도 '문의전화가 많다'며 직원과 전화연결이 되지 않는다.


체크카드 신청을 즉각 소화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체크카드 배송은 4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고객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예대율도 문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72%가량으로 떨어졌지만, 한때 94%에 달하는 등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자산 가치 2조원 이상의 시중은행들의 경우 대출 총액이 전체 수신액을 넘기지 못하도록 예대율을 100%로 관리하고 있다. 예·적금이 들어와야 그만큼 대출도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규모가 작아 기준을 적용받지 않지만, 일단 예대율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은행의 주 수입원인 이자이익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리스크 관리도 풀어야 할 숙제다. 카카오뱅크의 대출은 대부분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돼 있어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대출액이 급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 자칫 대출 총액이 수신 총액을 넘어서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간편한 대출 절차가 오히려 부실률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경제력이 부족한 학생층이 제때 상환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4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현장점검을 나섰다. 금감원은 대출 급증에 따른 연체 위험, 자산 건전성 문제 등 여신심사 과정을 점검하고, 최근 불거진 명의도용 문제 등에 대한 비대면 인증 보안도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업무로 꼽았던 중금리대출도 활성화해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중신용자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고 노하우도 없어 중금리대출에 적극 나서기에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케이뱅크가 그동안 고등급의 신용자에게 대출업무를 해왔던 점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發 혁신…은산분리 완화부터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 은행권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지만, 아직 소비자들과 금융당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때문에 금융당국이 제3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카카오뱅크 만으론 금융혁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단 당국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외에 추가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인가한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금융서비스 혁신을 가속하고 인터넷 전문은행 간에도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려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제3의 플레이어' 진입이 필요하다"면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세부 인가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진정한 경쟁이 촉진되고 소비자 권익 보호가 이뤄지려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완화가 먼저라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이 가운데 4%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IT기업이 나서 금융산업의 혁신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해 이들 기업이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회에는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까지 늘리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과 34%까지 허용하고 5년마다 재심사 받게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안 등이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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