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중 '외래사고'로 인한 태아 뇌 손상…"보험금 지급"

산업 / 정종진 / 2017-11-20 15:20:0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출산 과정에서 아기가 갑자기 이상증세를 보여 뇌 손상을 입은 경우 '외래의 사고'로 인한 상해에 해당함으로 '태아보험'을 판매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209민사단독 오상용 부장판사는 A씨가 B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B사가 해당 보험금인 1억700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0년초 임신 중이었던 A씨는 태어날 아이와 자신을 피보험자로 B사의 태아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기간 중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보상한다는 게 약관이었다.


A씨가 출산 전에 받은 검사에서는 본인과 태아 모두 특이 소견은 없었다.


그러나 출산 당일 분만 과정에서 태아곤란증(산소 결핍으로 태아에게 일어나는 증세)이 의심돼 응급 제왕절개 수술이 이뤄졌다. 출생 당시 아이는 반사 반응이 늦었고 태변(배내똥)이 있는 상태였다.


아이는 이후 저산소성 뇌 손상 진단을 받았고 운동·언어능력 발달이 늦어 현재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이에 따라 A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B사는 아이의 뇌 손상은 약관상 상해에 해당하지 않고 약관에 '임신, 출산 등을 원인으로 해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 만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상해보험에서 '우연한 사고'라 함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서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에 기인한 게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초래된 모든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료기록 감정에 따르면 아이가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게 된 주된 원인은 출생 과정에서 발생한 태변흡입증후군 등으로 추정할 수 있고 선천적·유전적 질환 등 내부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보상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출산 전부터 태아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한 것은 임신 출산 기간에 발생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험사의 면책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만약 보험사가 임신, 출산에서 비롯된 손해에 면책 사유를 적용해 그에 대한 위험을 인수하지 않으려 했다면 A씨로부터 출산 전 기간에 보험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험사는 "A씨가 보험사의 면책을 인정하며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만큼 소송을 낼 수 없다"고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A씨가 면책을 인정했던 건 아이의 뇌 손상이 보장 대상이 아니라는 보험사 측의 잘못된 안내 때문이라며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