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보험사의 '악의적 평판조회'에 맞서 5년 소송 끝 승리한 싱가포르 설계사

산업 / 이상준 / 2017-08-16 16:55:23

[토요경제=이상준 기자] 보험회사의 ‘악의적인 평판조회'로 인해 이직이 좌절된 싱가포르의 유능한 보험설계사가 5년 소송 끝에 명예를 회복하고 거액의 보상금도 받게 됐다.


15일 다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전직 보험설계사인 라메시 크리시난(Ramesh Krishnan, 47세)이 자신의 전 직장인 악사 싱가포르(AXA Life Insurance Singapore)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악사 측이 작성한 사실과 다른 '평판조회'로 라메시의 이직이 좌절됐다면서, 보험사 측에 400만2천600 싱가포르달러(약 3억3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평판조회'란 기업이 경력직원을 채용할 때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채용 대상자의 이전 직장 근무당시의 평가 결과를 문의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보험왕' 타이틀까지 차지한 15년 경력의 유능한 보험설계사였던 라메시가 회사 측의 만류를 뿌리치고 지난 2011년 경쟁사인 푸르덴셜 싱가포르(Prudential Assurance Company Singapore)로 이직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푸르덴셜은 라메시의 전 직장인 악사에 평판조회를 의뢰했고, 악사는 "그의 보험유지율이 형편없었다. 고객들이 그에게서 제대로 된 설계를 받았는지 우리는 매우 우려했다"는 내용의 평판 조회서를 보냈다.


악사의 평판조회 결과를 토대로 푸르덴셜은 영입을 포기했다. 이직이 좌절된 라메시는 이듬해 전 직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3년간의 소송 끝에 지난 2015년 법원은 악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상소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상소법원은 악사측이 피고용자에 대한 '주의의무'(注意義務)를 위반했으며, 이로 인해 푸르덴셜이 라메시를 고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상소법원의 의견을 받아들인 고등법원은 "악사측이 보낸 평판조회사는 라메시가 경쟁력이 없는 인물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 주었다. 이는 그가 최고의 보험설계사라는 평가를 받았고 회사 측이 그의 이직을 만류했던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편, 싱가포르 유력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The Straits Times)에 따르면 라메시는 "사람들은 정의가 실현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왜곡된 현실을 박차고 나와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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